‘오늘 외출 말라’ 김정일 사망 발표날 아침부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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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발표날 아침 베이징 북한 대사관. [사진=중앙포토]

북한 당국이 지난해 12월 19일 12시를 기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기 전, 이보다 앞서 중국 내 자국 공관들에게 김정일의 사망 사실을 먼저 통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 내 북한 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의 측근이라는 한 중국 대북 소식통은 "조선중앙TV에서 김정일 사망 발표가 있기 전에 중국 내 북한 공관들에 이 사실이 먼저 통보됐다"며 "12월 19일, 중국 내 북한 공관들에 평소 출근 시간보다 이른 아침 시간에 간부들의 긴급회의가 열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그날 북한 공관원이 가족에게 '오늘은 외출을 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이른 아침에 서둘러 공관으로 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북한 공관에서 이날 아침 일찍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은 본국에서 김정일 사망소식을 전날 밤이나 적어도 당일(12월 19일) 새벽에 전달 받고 조문 절차 등에 관해 긴급 대책회의를 했음이 분명하다는 게 이 소식통의 주장이다.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선양 주재 북한 총영사관 요청으로 조문 절차를 도와준 적이 있다는 중국 동포 박모 씨도 "북한이 김정일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하기 이전에 해외 공관에 통보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앞서 대북 소식통의 증언을 뒷받침했다.

박씨는 "김일성 사망 당시 북한의 선양 총영사관으로부터 김일성 주석의 업적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대량 복사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었다"며 "요청 받은 시간이 김일성 사망 발표가 있던 날 이른 아침이었던 점을 생각해 보면 북한 공관에서는 그 전에 이미 통보 받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주재 북한 공관들에 김정일의 사망을 사전에 통보했다는 소식통들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최대 우호국이자 동맹국인 중국에도 사전에 알렸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RFA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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