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스 “저녁은 김계관과” … 북·미 베이징 회담 하루 연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글린 데이비스(左), 김계관(右)

북한과 미국의 고위급 회담이 하루 연장됐다. 이 때문에 3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3일 밤 베이징(北京)에서 제 3차 북·미 고위급 회담을 마친 후 숙소인 웨스틴 호텔에서 기자들에게 “아직 더 얘기해야 할 부분이 있어 이번 북·미 대화를 하루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진지한 대화를 나눴고 본질에 대해서는 (내일) 더 진전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 그는 “지금 협상 중이라 얘기할 수 없다. 오늘 저녁 북측 대표단과 만찬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웨스틴 호텔에 도착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양측이 진지한 태도로 임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미 간 의견 접근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서 말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에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1차 회담을, 오후에는 미국대사관에서 2차 회담을 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 측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에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대량살상무기(WMD) 실험의 모라토리엄 선언 등 이른바 비핵화 사전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미국 측에 30만t 규모의 영양 지원과 대북제재 해제 등을 요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회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첫 북·미 간 만남이었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24~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고위급 회담을 벌인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추가 회담을 잠정 중단했었다.

이날 회담은 오전에는 북한대사관에서, 오후에는 미국대사관에서 진행됐으며 당초 예정보다 1시간30분가량 늦은 오후 6시10분에야 끝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