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고위급 회담이 하루 연장됐다. 이 때문에 3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3일 밤 베이징(北京)에서 제 3차 북·미 고위급 회담을 마친 후 숙소인 웨스틴 호텔에서 기자들에게 “아직 더 얘기해야 할 부분이 있어 이번 북·미 대화를 하루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진지한 대화를 나눴고 본질에 대해서는 (내일) 더 진전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 그는 “지금 협상 중이라 얘기할 수 없다. 오늘 저녁 북측 대표단과 만찬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웨스틴 호텔에 도착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양측이 진지한 태도로 임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미 간 의견 접근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서 말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에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1차 회담을, 오후에는 미국대사관에서 2차 회담을 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 측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에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대량살상무기(WMD) 실험의 모라토리엄 선언 등 이른바 비핵화 사전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미국 측에 30만t 규모의 영양 지원과 대북제재 해제 등을 요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회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첫 북·미 간 만남이었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24~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고위급 회담을 벌인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추가 회담을 잠정 중단했었다.
이날 회담은 오전에는 북한대사관에서, 오후에는 미국대사관에서 진행됐으며 당초 예정보다 1시간30분가량 늦은 오후 6시10분에야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