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화학상, 정보통신시대 실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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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각각 공동수상한 6명의 과학자들은 우리 실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정보기술(IT) 혁명을 가능케 한 기초기술 탐구에 공로가 큰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물리학상 수상자 3명은 공히 PC와 휴대폰의 핵심요소인 반도체의 기초연구 업적으로, 화학상 수상자 3명 역시 발광다이오드(LED)와 태양전지 등 정보통신산업의 중추를 이루는 요소들의 기초기술에 해당하는 전도성 고분자 연구의 공로로 영예를 안았다.

실제로 이들 수상자들의 연구성과는 지구촌 어디에서나 뉴스를 금방 접하고 누구와도 통신을 할 수 있게 하는 휴대폰과 팩시밀리, 인터넷, E-메일 등의 탄생을 가능케 한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물리학상 수상자인 러시아의 조레스 I. 알페로프와 독일계 미국인 허버트 크뢰머, 미국인 잭 S.킬비 등 3명이 정보.통신 기술에 대한 기초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림원은 이들이 고속 트랜지스터와 레이저 다이오드(이극진공관), 집적회로(IC)등을 개발,` 현대 정보기술이 실현될수 있는 안정된 토대''를 마련했다고 선정사유를 밝혔다.

한림원은 "킬비의 발명이 없었으면 퍼스널 컴퓨터(PC)가 존재할 수 없고 알페로프의 연구가 없었다면 인공위성에서 정보를 지구로 보내거나 장거리 전화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페로프와 크뢰머는 복합반도체장치로 불리는 층상 반도체 구조를 기초로한 고속 광전자공학(optoelectronics) 소자와 극소전자공학(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소자를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한 고속 트랜지스터와 레이저 다이오드는 각각 인공위성과 이동전화 기지국과 광섬유 케이블을 통한 인터넷 정보 전달에 사용되고 있으며 이 기술은 콤팩트디스크(CD) 플레이어와 바코드 판독기 등에도 사용된다.

킬비는 현재 칩(chip)로 불리는 집적회로를 발명한 당사자이며 이 발명으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현대 기술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강력한 컴퓨터는 물론 세탁기에서 자동차, 우주탐사선, 의학진단장비 등을 제어하고 자료를 처리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등이 모두 킬비가 발명한 집적회로 기술을 토대로 한 것이다.

화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앨런 J. 히거와 앨런 G. 맥더미드,일본의 시라카와 히데키(白川英樹) 등 3명은 전도성 고분자(polymer)에 대한 발견과 개발에 대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한림원은 고분자물질인 플라스틱은 금속과 달리 전기가 통하지 않아 구리선이나 다른 전선 등의 절연체로 사용되지만 이들 3명의 과학자는 플라스틱의 구조를 변형,전도체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혁명적인 발견을 했다고 평가했다.

샌타 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 Santa Barbara)의 히거와 펜실베이니아 대의 맥더미드, 일본 쓰쿠바 대의 시라카와는 1970년대 말 고분자의 전도성에 대한 중요한 발견을 했으며 이들이 개발한 전도성 고분자는 이후 화학과 물리학에서 중요한 연구분야로 자리잡았다.

한림원은 "전도성 고분자는 사진용 필름의 정전기 방지물질과 컴퓨터 모니터의 전자기파 차폐물질, 햇빛을 차단하는 스마트 창문 등에 활용되고 있다"며 "이 분야는 또한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반도체성 고분자는 특히 최근에는 발광다이오드(LED)와 태양전지,이동전화의 디스플레이, 소형TV 화면 등으로 개발되고 있기도 하다. 한림원은 "전도성 고분자에 대한 연구는 또한 분자전자공학의 빠른 발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미래에는 컴퓨터 속도를 크게 높이면서 크기는 줄일 수 있는 단일 분자로 된 트랜지스터나 전자 소자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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