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센 남학생 … 여교사 도우러 경찰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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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앞으로 일선 학교에서 여교사가 경찰에 직접 연락하면 담당 경찰관이 즉시 학교로 출동하는 ‘핫라인’이 만들어진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22일 간부회의에서 “교사·학생들과 여러 차례 현장 간담회를 한 결과 일부 교사가 학교폭력 현장을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제보를 많이 받았다”며 “일부 여성 교사가 완력이 세고 반항적인 남학생들을 통제할 수 없어 이런 일이 생기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즉시 출동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경찰은 4월 말까지 위험한 상황에 처한 여교사들이 전화로 신고하면 즉시 해당 학교를 담당하는 형사나 지구대 경찰관이 출동하는 방안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의 신고 내용이 형사처벌을 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교사가 이를 통제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현장으로 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경찰 방침에 대해 교사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지역의 한 여교사는 “학교폭력 등의 위급상황에서 교사가 학생을 통제하기 어려운 때가 분명히 있다”며 “핫라인이 이런 고충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난곡중학교 이한배 생활지도부장은 “학교에도 생활지도부·학교폭력대책위원회 등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을 해결할 완충 장치가 있다”며 “이를 활용하지 않고 곧바로 경찰을 부른다면 학생과 교사, 나아가 학생과 학교 간의 신뢰를 깨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고등학교 교사도 “교사들이 무분별하게 경찰에 신고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과거 학생들이 교사 체벌에 항의해 경찰에 112 신고를 한 행위와 다를 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핫라인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필요하다면 경찰이 학교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이라며 “현장에 출동한다고 해도 선도나 보호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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