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수혜권 부동산 '도루묵' 되나?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박일한기자]

강원도 평창권 부동산이 '도로묵' 신세가 돼버렸나?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을 때 급등했던 부동산값이 지금 예전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동계 올림픽 개최지 선정 당시 직접적인 수혜권인 평창 지역의 토지값은 일주일 만에 20~30%씩 올랐고 기반시설이 확충되면서 개발 기대감이 커진 원주, 강릉 등의 아파트값도 단기간에 몇천만원씩 뛰는 곳이 수두룩했다.

7개월이 지난 지금 강원도 부동산 시장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조용한 모습이다. 일시에 급등했던 토지값은 제자리로 돌아왔고, 아파트값은 너무 많이 오른 이유때문인지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땅값 반짝 상승후 제자리

알펜시아 리조트 주변인 평창군 용산리, 수하리에서 집을 지을 수 땅은 지난해 상반기 3.3㎡당 50만~70만원 수준이었으나 평창올림픽이 결정된 이후 며칠 새 80만~90만원까지 폭등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3.3㎡당 50만~70만원으로 원상 복귀했다.

평창 봉평면 A공인 관계자는 “개발 기대감에 땅주인이 호가를 단기간에 높였으나 거래가 전혀 안되니까 지금은 다시 내린 것”이라며 “하지만 거래는 여전히 전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횡계리 B공인 관계자는 “대부분 땅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고, 토지를 살 경우 보유하는 데 따른 각종 세금부담이 큰 데 굳이 지금 누가 사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강원도는 평창 대관령면 61.1㎢, 정선군 북평면 4㎢ 등 올림픽 개최 지역과 주변 지역을 토지거래계약 허가 구역으로 지정해 일정 규모 이상 토지를 거래할 때는 해당 자치 단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토지 전문기업인 광개토개발 오세윤 사장은 “토지를 사 놓는 데 다른 각종 보유세 부담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조심스럽다”며 “강원도 토지 시장은 올림픽을 2~3년 앞둔 2015년 이후부터 거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단기간 너무 오른 집값은 ‘거래 안돼’

강원도 지역 아파트 시장은 급등한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평창올림픽이 결정되기 직전인 1~6월 강원도 원주 아파트값의 월간 상승폭은 평균 0.4%에 불과했다.

하지만 7월 동계올림픽 확정 이후 고속도로, 복선철도 등 기반시설 조성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급등세가 시작됐다. 7월 1.3%, 8월 5.5%, 9월 2.8%, 10월 2.2%, 11월 1.8% 등으로 오르면서 지난해 원주 아파트값은 17.8% 상승해 사상 최대 오름폭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주춤하다. 12월 0.7%, 올 1월 0.6% 뛰면서 상승세가 많이 약해졌다. 예컨대 원주 청솔5차 아파트 79㎡형은 지난해 상반기 5500만원에서 6500만원 수준이었으나 평창 올림픽이 결정된 이후 8500만~1억원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매수세는 거의 사라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부동산 경기의 선행지표인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어 향후 전망도 어둡다. 원주시에 따르면 원주 부동산(토지 및 아파트) 거래 건수는 지난해 6,7,8월 총 5251건을 기록했다. 월평균 1750건이 거래됐던 것. 하지만 10월 이후 빠르게 줄어들면서 1월 거래량은 933건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월에도 965건이 거래돼 오히려 더 줄었다.

강릉도 비슷한 상태다. 상반기 지지부진하던 상승세가 7월 이후 급등하면서 연평균 16.5%나 뛰어 사상 최대 오름폭을 보였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1% 미만의 월간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상승세가 많이 약화됐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원주시 단구동 탑공인 구본철 대표는 “강원도 지역 부동산은 지난해 하반기 단기간에 너무 올라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중소형 주택 공급계획이 많아 더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원주~강릉 복선전철이 완공되는 시점에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곳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