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풍에 돛단 유고 정국

중앙일보

입력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를 몰아내고 집권한 유고 연방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대통령는 서방 국가와의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향후 정치 일정을 구체화 하는 등 순풍에 돛단듯 개혁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밀로셰비치의 최측근인 모미르 불라토비치 유고 연방 총리는 9일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또 세르비아 경찰을 지휘해온 블라이코 스토일리코비치 세르비아 공화국 내무장관도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이에 따라 곧 과도 연방 내각을 구성하기 위해 총리와 장관 후보의 승인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세르비아 공화국 의회도 각 정파들이 참여하는 과도 내각으로 대체된 뒤 오는 12월 19일 선거로 새로 꾸려질 예정이다.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국영 무역업체인 제넥스의 사장인 라도만 보조비치가 사직했으며, 국영 섬유공장의 경영자 교체도 논의 되는 등 구 여권 경제계 인사 청산 작업도 시작됐다.

한편 유럽연합 (EU)
은 회원국 외무장관 합의로 9일 예정대로 유고 연방에 가했던 경제재재 풀어 세르비아 공화국에 대한 석유 수출 금지.유고 항공사 국제선 운항 금지.해외 투자 금지를 해제했다.

유럽연합은 또 유고에 당분간 매년 3억5천만달러의 원조를 제공하고 수출 상품의 약 95%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주는 무역협정 체결을 추진진키로 했다.

또 향후 유고의 유럽 가입을 위한 준비작업도 착수했다.

미국도 이날 유고에 대한 제재를 최대한 빨리 해제하기 위해 윌리엄 몽고메리 주 크로아티아 대사를 베오그라드에 파견했다고 밝혔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슈투니차 대통령을 모스크바로 초청했다.

이상언 기자 <joo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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