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출신 첫 교육장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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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교육장이 탄생했다. 전교조 출신 교원이 공모제 교장 등에 임명된 경우는 있지만 지역교육 지휘자인 교육장이 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진보 성향의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21일 장흥군교육지원청 교육장 공모를 통해 박인숙(58·여·사진) 목포청호중 교감을 발령했다. 임기는 3월 1일부터 2년이다.

 박 교육장은 전교조 1세대 해직교사 출신이다. 1978년 교사가 된 그는 무안고교에서 국민윤리를 가르치던 89년 8월 해직됐다. 전교조 전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을 거쳐 1991~95년 초대 전남도교육위원을 지냈고, 95년 9월 교단에 복귀했다.

 박 교육장은 장흥군(인구 4만3000여 명, 학생수 3466명)의 초등학교 15곳과 중학교 9곳, 교육지원청·공공도서관의 교사·직원 414명의 전보·근무평정 등 인사와 학교시설 관련 예산 지원 업무 등을 지휘한다. 박 교육장은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이어서 생각과 행동이 편향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일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데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장 교육감이 2010년 선거에서 지원을 받았던 전교조에 대해 ‘보은 인사’를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교조는 장 교육감 취임 이후 세 차례 교육장 공모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네 번째 교육장 배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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