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소비자 트렌드 ‘칩-시크’를 주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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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창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느는 것 같다. 2012년 창업시장이 장밋빛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지난해 3/4분기 이후 매출감소를 토로하는 사업자들이 많고, 언론에도 연일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말하고 있다.

일선에서 소상공인을 만나다 보면 음식재료가격 인상, 유통비용 증가 등 기초 물가가 상승하면서 마진율이 감소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게다가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어 매출이 감소하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불경기 속에서 선전하는 업종도 있다. 아이폰과 갤럭시를 선두로 통신시장이 발달하면서 휴대폰판매점은 연일 점포를 증가시키고 있다. 스마트폰이 기반이 된 소셜네트워크 비즈니스도 성장하고 있다. 커피 문화의 발달로 커피전문점도 지난해에 이어 호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위축된다고 해서 무조건 저가가 우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선 현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무조건적인 소비축소보다는 보다 효율적인 소비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꽁꽁 언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소비심리를 잘 파악해야 한다. 최근 소상공인들이 눈여겨봐야 할 소비트렌드는 칩-시크트렌드, 소비계층과 제품의 다양화, 공간의 중요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칩-시크는 가격대비 가치가 높은 상품을 중요시하는 실용적 소비경향이 확산되면서 디자인과 가격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패션에서 시작한 이러한 현상은 화장품·항공·커피점·레스토랑 등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남성층과 고령층은 소비의 사각지역이었다. 대부분 가족을 통해 소비하기는 했는데 점차 직접 소비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으며 소비욕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의 특성은 실용성과 기능성을 중시하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아 딱 한번 마음을 휘어잡아 단골을 만들면 영원한 고객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공간의 중요성이 커지는데, 그곳에 가면 에너지를 얻고 기분을 전환하는 것을 즐기는 그 자체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는 피로하고 지친 현대인들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음식점에서도 고객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다운된 분위기를 업 시켜줌으로써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는 곳이 있다. 꽁꽁 얼어붙은 창업시장이지만, 소비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창업을 준비한다면, 큰 수익은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유지 가능하지 않을까?

정선희 충남소상공인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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