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출 막힌 이란, 중국·인도에 손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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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원유 수입 금지 조치로 수출길이 막힌 이란이 새로운 고객을 찾아나섰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FT는 이란 산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세계 원유 수출 3위 국가인 이란이 하루 평균 50만 배럴에 이르는 원유를 중국이나 인도의 정유회사에 팔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이란 원유 수출량의 23% 가까이 되는 분량”이라고 전했다.

 이란이 3월 중순까지 새로운 판매처를 찾지 못할 경우 생산량 자체를 줄이거나 팔지 못한 원유를 초대형 유조선의 부유저장소에 저장해 놓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둘 가운데 어떤 경우도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란의 석유 수출 축소 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던 지난 17일 8개월 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120.7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란은 또 EU의 금수조치를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와 영국 석유회사에 원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 국영 메르통신은 20일 아마드 칼레바니 석유부 차관이 “적대적 행위를 계속한다면 스페인·그리스·이탈리아·포르투갈·독일·네덜란드 등 다른 EU 국가에도 원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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