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후쿠오카에서 아베라와 재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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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승자를 가리자.'

이봉주(30.삼성전자)가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게자헹 아베라(22.에티오피아)를 상대로 `한풀이' 레이스를 펴게 됐다.

이봉주가 재기 무대로 잡은 제54회 후쿠오카마라톤대회(12월3일)에 아베라가 출전 의사를 통보한 때문이다.

후쿠오카마라톤 주최측인 아사히신문은 6일 "아베라가 올림픽 직후 지난해 우승자로서 출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개런티 협상이 마무리되는 11월 중순 아베라를 포함한 외국 초청선수 명단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라의 출전이 확정적인 이상 지난 1일 올림픽 레이스 중 넘어지는 불운으로 24위에 그쳤던 이봉주로서는 불과 두 달만에 재도약과 명예회복을 동시에 이룰 수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봉주는 후쿠오카마라톤과의 인연이 남달라 내심 자신감에 차 있다. 96년 8월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조시아 투과니(남아공)에 3초차로 뒤져 금메달을 놓쳤던 이봉주는 그해 12월 후쿠오카마라톤에서 알베르토 후스다도(스페인)를 막판스퍼트 끝에 꺾고 우승하며 96년 남자마라톤 최고의 스타로 선정됐었다.

당시 투과니는 추위와 맞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25㎞ 지점에서 기권, 이봉주에게 설욕을 당했다.

오인환 코치는 "두 달만에 풀코스를 뛰지만 올해 훈련량이 많아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4년전 뛰어 우승한 코스인 데다 세계적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멋진 승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5일 보름간의 휴가를 떠난 이봉주는 20일부터 11월25일까지 충남 보령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30일께 후쿠오카로 떠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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