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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키우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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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성조
중앙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수석부원장)

그동안 산업계는 원하는 인재상·커리큘럼 등을 관련 학과에 적극 전달하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으면서 대졸 신입사원 한 명의 재교육을 위해 평균 19.5개월 동안 6088만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고 불평해 왔다. 산업계는 실무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원하지만 대학이 특정 기업의 인력 양성기관이 아니므로 그러한 요구를 직접 만족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것은 대학 졸업자의 능력과 산업 현장 요구 간에 질적·양적 측면에서 불일치를 가속화해 SW산업 기반을 약화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는 미국 공학교육 시스템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미 신흥 명문인 올린 공대의 경우 ‘4학년 공학캡스톤프로그램(SCOPE)’을 통해 IBM·오토데스크 등 유수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는다. 모든 4학년 학생이 5~7명 단위로 팀을 이뤄 후원 기업이 요구하는 도전적인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의무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MIT와 조지아공대와 같은 전통 명문 공과대학들도 ‘학부 실무 기회프로그램(UPOP)’과 100년 동안이나 운영되고 있는 ‘학생 현장 협력프로그램(Co-op)’을 통해 산업계가 원하는 제품 개발에 직접 참여하게 함으로써 졸업 후 특별한 재교육 없이도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자신들이 원하는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해 이와 같은 대학과 산·학 동반자 관계 구축이 시급하다. 실무형 인재 육성에는 산업계의 참여와 동참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성조 중앙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수석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