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속에 열과 여드름의 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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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P군은 수년간의 여드름 고민 끝에 여드름치료를 위해 전문병원을 찾았다가 몸에 열이 많아 여드름이 더 잘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동안 얼굴에 열이 많다고 생각한 P군은 얼굴에 열을 내리기 위해 찬물 세안을 하는 등 열심히 생활해 왔다.

그러나 대학로 하늘체 한의원 권오상 원장은 “얼굴에서 느껴지는 더운 열을 내리기 위해 찬물이나 얼음으로 피부에 자극을 주는 방법은 옳지 않다"고 말하면서 "얼굴에 열이 많다는 것은 우리 몸에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아 뭉친 열이 얼굴에 몰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권원장은 “한의학적 관점에서 열이 많은 체질은 피부 트러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이유가 피부 세포는 통상 28일 정도의 주기로 재생이 되는데 열이 체내나 외부에서 과하게 공급되면 재생주기가 빨라진다”고 말했다. 재생주기가 평소보다 단축되면 없어져야 할 각질들이 미처 떨어지지 못하고 남은 각질이 모공을 막게 돼 여드름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피부는 열의 온도에 대해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열의 반응으로 혈액순환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여드름 뾰루지는 열에 굉장히 민감하다. 특히 몸의 기온이 높아지면 더 심해지게 된다. 높아진 온도의 영향으로 피지분비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여드름환자들의 경우 열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처럼 여드름을 치료하는 사람들에게 몸에 열이 나게 하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술을 마시는 것은 여드름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이는 술의 알코올 성분에 의해 몸에 열이 나게 되면 우리의 몸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많은 조직액을 혈관 밖으로 내보내는데 그로 인해 모공이 압력을 받아 여드름이 더욱 악화되고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피부도 빨갛게 보이게 된다.

이와 함께 몸에 열을 발생시킬 수 있는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잦은 사우나와 같은 활동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여드름을 “열 들음”이라 하여 몸에 열이 들어오거나 신체 장기 등에서 비정상적으로 발생되는 열이 여드름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여드름을 치료하기 전에 내 몸 어딘가에 뭉쳐 있는 열은 없는지, 어떤 내부 문제로 인해 얼굴에 열이 몰리게 됐는지 명확한 원인진단이 필요하다.

더불어 평소 생활습관 등 전문의와의 심도 깊은 상담을 통해 체질에 맞는 한약을 처방 받게 되는데 이는 문제된 장기의 기능을 강화하고 혈액과 기의 순환을 원활히 해 얼굴에 몰려 있는 열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얼굴에 열이 많다고 해서 꼭 몸이 뜨겁거나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P군처럼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면 체내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뭉쳐 얼굴에만 집중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도 있다. 따라서 얼굴에 열이 많다고 해서 자신이 열이 많은 체질이라 섣불리 단정지어서는 안된다.

하늘체한의원 권원장은 얼굴에 열이 몰리는 이유 역시, 여드름의 발생 원인만큼이나 다양하고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과 진맥을 통해 정확한 이유를 알아내는 것이 여드름치료의 바람직한 첫 걸음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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