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옷벗은 쇼월터, '냉혹한 승부의 세계'

중앙일보

입력

메이저리그에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선진야구라는 메이저리그조차도 성적부진의 1차적 책임은 감독들에게 돌아간다. 올시즌도 이미 테리 프랑코나(필라델피아), 잭 맥키언(신시내티), 진 라몬트(피츠버그) 등이 옷을 벗은 상태.

네번째 숙청의 주인공은 애리조나의 벅 쇼월터였다.

쇼월터 감독의 해임은 타 감독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애리조나는 팀이 구성되기 이전인 95년, 이미 쇼월터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당시 다저스 등 수많은 팀들이 노리고 있던 쇼월터 감독이었기에 '모셔오다'시피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애리조나에서 쇼월터 감독의 위치는 막강했다. 구단주 제리 콜란젤로는 사사건건 나서는 쇼월터가 마음에 안들었지만, '잘난 놈이라니까 한번 맡겨나 보자'란 생각으로 단장(General Manager)의 고유권한인 선수단 구성권까지 일부 일임했다.

쇼월터는 지난해 창단 2년째의 신생팀인 애리조나를 지구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근시안적으로 데려온 노장 선수들의 '약발'이 떨어지기 시작한데다가, 연봉총액은 이미 6번째로 높아졌다.

결국 올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그친 애리조나는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을 보유하고도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한 바보같은 팀'이란 비난을 듣게 됐고, 지난 3일(한국시간) 쇼월터 감독이 해임됐다.

지난해 클리블랜드의 단장 존 하트는 마이크 하그로브 감독(현 볼티모어 감독)을 '월드시리즈 우승 실패'에 대한 희생양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벅 쇼월터의 해임은 그전에 앞서 먼저 구단주와의 불화가 도화선이 되었다는 후문이다.

조 토레 양키스 감독에게서 볼 수 있듯이 명감독은 선수들뿐만이 아니라 구단주와의 관계도 원활하게 리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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