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 긴급진단] (3) 남북한 하나되는 스포츠

중앙일보

입력

'1+1=3'

21세기 한국 체육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남북한이 하나되는 스포츠다.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개최이후 남북한의 스포츠에도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밀려왔다.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이 동시 입장한 것은 전 세계에 '원 코리아(One Korea)'를 알리며 스포츠의 통일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대사건이었다.

그러나 남북한 체육계는 이같은 전시효과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실무진끼리 직접적인 접촉을 벌여 꾸준한 교류가 지속되어야 하며 정기전 개최와 단일팀 구성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다행히 최근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참석하기로 결정하고 남북장관급회담에서는 경평 축구를 부활시키기로 결정, 스포츠 교류에 희망이 싹트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행보와는 별도로 체육계가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정치권이 교류의 물꼬를 텄다면 체육계는 남북한 스포츠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남북한 하나되는 스포츠'에 가장 빠르고도 파급효과가 큰 방안은 정례적으로 오가며 경기를 펼치는 정기전의 개최일 것이다.

남북한은 90년 '통일 축구'와 지난 해 '통일 농구'를 열었지만 일회성에 그쳤다. 그런 의미에서 경평축구의 부활은 남북 스포츠교류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볼 수 있다.

경평축구가 제 궤도에 오르면 다른 종목의 정기전은 자연히 성사될 수 있다. 각종 국제대회에 단일팀을 파견하는 것은 경기력 상승 효과는 물론 둘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남북한은 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지바의 단일팀'을 기억 해야한다. 지바의 단일팀은 '1+1=2'가 아니라 '1+1=3'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질적으로 증명했었다.

정기전과 단일팀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양측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대한체육회는 한국 스포츠 뿐만아니라 북한 체육의 발전방안까지 고려하는 섬세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경제적인 지원까지 서슴지 않아야 한다. 남북한 스포츠의 동시 발전이야 말로 21세기 한반도기를 전세계 방방 곳곳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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