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외 진출 '0'순위로 떠오른 구대성

중앙일보

입력

시드니올림픽 히어로인 좌완투수 구대성(30.한화)이 여세를 몰아 기존의 유망 선수들을 제치고 해외 진출 '0'순위로 떠올랐다.

시드니올림픽 개막 전만 해도 프로야구 선수들이 주축이 된 한국대표팀에서 가장 먼저 일본이나 미국에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던 투수는 정민태(현대)였다.

이미 '국내최고 투수'의 반열에 오른 정민태는 올림픽에서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의 관심의 초점이 됐지만 실망스런 투구로 거의 확실시돼 보였던 일본행마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반면 정규시즌에서 마무리로 나와 가끔 팀승리를 날리며 '국내최고 좌완'이라는 평가를 무색케한 구대성은 3경기 19⅓이닝 동안 1.86의 좋은 방어율로 호투하며 일본을 꺾고 한국이 동메달을 따는데 첨병 역할을 했다.

이후 구대성은 일본과 미국 구단들이 군침을 흘리는 투수로 한 단계 올라섰고 특히 일본 타자들에 강한 면모를 보이자 일본에서는 '구대성 쟁탈전'까지 벌어질 태세다.

그러나 최근 제구력과 체인지업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구대성은 내심 미국행을 원하고 있다.

구대성은 3일 열린 선두 현대와의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서 8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방어율을 2.28로 떨어뜨렸고 9개의 탈삼진을 잡아내 통산 14번째로 1천탈삼진의 대기록까지 세웠다.

규정이닝에 10.2이닝만 채우면 선두권 투수들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방어율 타이틀까지 차지하게 되는 구대성은 투수의 능력을 재는 척도인 방어율 타이틀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 한국 대표팀의 기둥 투수, 그리고 올시즌 방어율 왕이라는 명함을 쥐고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투수'로서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고 싶은 것이 그의 희망이다.

구대성은 "올림픽에서 힘있는 타자들을 상대하다보니 한국타자들이 조금 쉬워보이는 것도 사실"이라며 "외국으로 진출한다면 일본보다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이 의미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