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파트값 펄펄 날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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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로 올 들어 대부분 지역 아파트 값이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서울·수도권 아파트 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파트 값이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 결과 제주도 아파트 값은 올 들어 0.67% 올랐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 값은 0.09% 내렸다. 서울은 0.2%나 떨어졌다. 주간 단위 시세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제주도 아파트 값 상승세를 뚜렷이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3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 주에는 0.06%가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주거지로 인기가 많은 제주시 노형동 e편한세상 전용 110㎡형은 한달 새 3000여 만원이 뛰어 4억원을 호가한다.

인근 중흥S-클래스 역시 주택형별로 2000만~3000만원이 뛰어 전용 84㎡형의 경우 3억원 정도에 매물이 나온다. 아라동 아라미화 아파트 전용 84㎡형도 1억3000만원 선으로 지난해 말보다 2000만원 정도 뛰었다.

세계 7대 경관 선정 등으로 시장 들썩

다른 지역은 다 약세인 데 왜 제주도 아파트 값만 큰 폭으로 오른 걸까. 무엇보다 제주도만의 풍습인 ‘신구간’ 영향이 크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신구간은 대한 후 5일에서 입춘 전 3일까지로 인간사를 관장하던 신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신들의 부재기간이다. 제주 주민들은 대개 이 때 이사를 하거나 집수리 등을 한다.

아라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젊은 사람 중심으로 신구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이 많아 예전보다 이사 수요가 많이 줄었다”며 “그러나 평월보다는 신구간에 매매·전세 계약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세값도 큰 폭으로 뛰었다. 제주 아파트 전셋값은 올 들어 평균 0.74% 뛰었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7% 오르는 데 그쳤다.

제주 아파트 매매·전셋값이 오른 것은 신구간 영향 때문만은 아니다. 집값 상승 호재가 적지 않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과 투자이민제 도입 등으로 투자 여건이 개선된 데다, 외국 사립 학교가 잇따라 문을 여는 등 거주 여건도 한층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영국 명문 사립학교 노스 런던 컬리지잇 스쿨 제주, NLCS 제주가 지난해 성공적으로 개교했고, 캐나다 명문 사립학교 브랭섬 홀 아시아는 오는 가을 개교를 앞두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 미국 체셔 아카데미도 제주도와 양해각서를 맺고 제주도 진출에 본격 나선다.

이런 영향 덕분에 지난해 제주도 아파트 값은 전국 평균(0.54%)를 크게 웃도는 2.52% 올랐다. 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 특별한 호재가 없어 주택 시장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는데 지난해 투자이민제 도입 이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며 “상주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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