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다워야" 미니스커트 입고 주먹쓰자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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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 열리는 런던올림픽에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링에 오르는 여성 복서들을 보게 될까.

 미국 여성 복서들이 “런던올림픽에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경기하겠다”고 발언하면서 여자복싱 선수들의 복장 논란이 재점화됐다. 미국대표 선발전에 나서는 두 선수가 14일(한국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여자는 여자다운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헤드기어를 쓰면 남녀 구분이 안 돼 치마를 입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 복서의 치마 착용 논란은 지난해 11월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이 도입 검토를 시사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AIBA는 “복싱 흥행과 남녀 선수 구분을 위해 치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곧바로 반발이 나왔다. 지난해 국제복싱연맹(IBF)이 선정한 올해의 복서인 케이티 테일러(아일랜드)는 “링 위에서 결코 치마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유럽선수권대회 준우승자인 나타샤 존스(영국)도 “치마를 입는 게 선택 사항은 될 수 있지만 강요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부 복싱 관계자는 치마 착용이 여성의 성상품화와 심리적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BA는 다음주 치마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AIBA는 “치마냐 바지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치마 착용을 의무화하진 않겠으나 팬들이 선수 성별을 알지 못해 불만을 제기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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