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과 이름 같은 게 죄? 페이스북 사용 정지 잇따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사카모토 료마씨는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출판사에 근무하는 일본인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씨는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으로부터 돌연 이용정지 통고를 받았다. 그동안 멀쩡히 사용하던 페이스북 페이지에 갑자기 '등록된 이름이 실명이 아닙니다'라는 글이 뜨면서 계정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던 것.

페이스북에 등록된 사카모토씨의 이름은 일본 막부말기 영웅인 사카모토 료마와 한자와 독음이 같지만, 가명이나 예명이 아닌 본명이다. 그러나 페이스북 측에서는 이를 가짜 이름으로 판단해 이용을 정지켰다.

15일 일본인터넷매체 제이캐스트뉴스에 따르면 최근 실명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페이스북으로부터 이용 정지를 당하는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실명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이용을 정지할 수 있다고 약관에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가짜 이름 사용자를 골라내는 과정에서 사카모토씨처럼 애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계정을 복구하려면 자신의 이름이 실명임을 증명하기 위해 얼굴과 이름이 함께 담긴 신분증을 두개 이상 페이스북 측에 보내야 한다.

비슷한 사례가 영국과 미국, 호주 등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케이트 미들턴이라는 이름을 가진 2명의 여성이 페이스북으로부터 사용정지 통보를 받았다. 케이트 미들턴은 지난해 4월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결혼한 왕세자비의 이름이다.

페이스북 이용이 정지된 2명 중 1명은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영국 왕실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미국인이었다. 페이스북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보안을 확보하기 위해 약간의 실수는 피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유명인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확인 절차 없이 정지조치를 내리는 데 대해 "무성의하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제이캐스트뉴스는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