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통신 "3차 오일쇼크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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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오일쇼크는 안온다."

국제적인 고유가로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고 유럽 각지에서 항의시위가 벌어지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3차 오일쇼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AFP 통신이 2일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 이같이 자신있게 전망했다.

중동전쟁 발발(1973년)과 이란 회교혁명(79년)으로 발생한 과거 두차례의 오일쇼크는 당시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3%포인트 가량 떨어뜨리면서 심각한 인플레를 초래,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불러일으켰다.

비축유 방출.배급제 실시.사재기 열풍 등 최근 상황은 당시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위기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AFP는 전문가들을 인용, 과거 오일쇼크 때와 비교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체질도 유연해진 지금의 경제시스템에서는 원유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점을 들어 이같은 주장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스티븐 킹 연구원은 1차 오일쇼크와 같은 충격이 오려면 유가가 현 수준보다 2배 높은 배럴당 68달러 가량, 2차 오일쇼크가 재현되려면 배럴당 1백20달러까지 폭등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GDP 중 원유소비 비중도 80년 6.3%에서 지금은 1.4%로 하락, 고유가의 충격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AFP는 최근 유럽의 유가 인하 시위도 석유 의존도가 높은 운송 노조가 유류세 인하 등을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도 위기 타개를 위한 경제적 결단이라기보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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