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후진타오, 보시라이 조사 동의했다는 설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황치판 충칭시장

보시라이 중국 충칭시 당서기 측근인 왕리쥔 부시장의 미국 망명 시도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보 서기의 또 다른 측근인 황치판(黃奇帆·60) 충칭 시장이 이 사건과 관련해 중국 중앙의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에 이어 보 서기에 대한 조사 방침이 결정됐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황치판 시장이 10일 베이징 모처로 소환돼 왕리쥔 사건 처리와 관련된 조사를 받았다고 13일 전했다. 왕리쥔이 6일 청두 주재 미국영사관에 들어갔을 당시 황 시장이 수백 명의 무장경찰을 지휘해 충칭에서 300㎞나 떨어진 미국영사관을 포위한 이유를 집중 추궁받았다는 것이다. 또 왕리쥔이 영사관을 나온 이후 그에 대해 병가(病暇)를 허용한 이유도 집중 추궁당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황은 2007년 사망한 황쥐(黃菊)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비서 출신으로 2010년 충칭 시장에 올랐다. 40여 년의 공직생활 중 30여 년을 상하이(上海)에서 근무한 상하이방(幇)의 핵심 인물이다. 황은 금융과 부동산 전문가로 올가을 당대회 이후 비중 있는 성(省)의 당서기로 유력시돼 왔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날 보 서기도 지난 9일 밤 극비리에 베이징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 성향의 중문 사이트 보쉰닷컴(Boxyn.com·博迅)은 13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9명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 원로들이 보 서기에 대한 조사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왕리쥔 부시장이 10여 일 전 당 중앙기율위에 보 서기의 각종 비리를 실명으로 제보했기 때문에 사실 확인 차원에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보쉰닷컴은 전·현직 국가 지도부가 다음 달 초 열리는 전인대(全人大·한국의 국회 성격)와 정치협상회의(정협·각 정당 및 계파 간 정치자문회의) 등 이른바 양회(兩會)가 시작되기 전에 결론을 내자는 데도 견해를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