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시스사장, SK에 주식 액면가에 넘겨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전자지불시장 1위업체인 이니시스(http://www.inicis.com)의 권도균 사장(37)이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1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주식을 8억6천만원에 넘겨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전자지불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이니시스는 28일 ㈜SK와 전략적 제휴에 따라 권 사장의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운데 860만주를 SK에 주당 액면가(100원)에 매각(매각대금 8억6천만원)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권 사장의 보유 주식수는 4천66만6천주(지분율 47.29%)에서 3천206만6천주(37.29%)으로 줄어들게 됐다.

권 사장은 "SK와의 업무 및 자본제휴를 통해 이니시스의 인지도를 높이고 SK의 OK캐쉬백 가맹점과 사이버 가맹점 확보 등 SK가 제공하는 인프라의 가치가 100억 이상이라고 판단,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니시스 주식은 한때 1만8천원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주식침체로 인해 액면가보다 10배가 넘는 1천원(28일 종가 1천180원)을 상회하고 있다. 즉 권 사장은 주당 1천원이 넘는 주식을 인프라 확보를 위해 SK에 100원에 넘긴 셈이다.

지난 5월 양측간의 전략적 제휴에 따라 이번에 타결된 주식양도는 이니시스 입장에서는 1천만명 이상의 회원을 갖고 있는 OK캐쉬백과 750만명의 엔크린카드회원(SK주유소), 1천500만에 육박하는 011 및 017가입자 등 SK의 막강한 인프라에 적지 않은 매력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OK캐쉬백의 경우 누적 포인트규모가 4만여개의 가맹점과 신용카드사의 잇단 참여로 올해 1천억원 규모로 늘어나고 내년에는 4천억원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이니시스측은 이 시장의 확보가 필요했던 것.

아울러 국내 이동전화시장에서 011 및 017이 현재 57%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향후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자 이미 양측이 설립한 한국모바일페이먼트서비스(KMPS.이니시스 80%, SK 20%)를 통해 모바일 커머스시장 공략을 나선다는 의미도 있다.

SK입장에서도 급속히 발전을 거듭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지불솔루션 1위업체인 이니시스와 손을 잡음으로써 온라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SK는 이번 이니시스 주식 확보로 2대 주주로 부상했다. SK는 향후 증자시 출자는 하되 지분율은 높이지 않고 경영권은 벤처기업인에게 맡긴채 경영권 파트너로 남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시 SK는 취득한 주식에 대해 1년동안 유통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을 수락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