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원인 과잉투자 탓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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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97년의 외환위기의 원인이 반드시 과잉투자에 의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낸 `장기균형 관점에서 본 외환위기와 과잉투자' 보고서를 통해 "금융기관과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과잉투자를 초래하고 이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가 외환위기의 근원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경우 과잉투자가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국민저축과 국내투자를 비교해 저축을 초과하는 투자를 과잉투자로 정의하는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국민소득, 소비와 같은 거시경제변수들을 함께 고려해 경제의 장기적 균형관계를 따지는 방법으로 볼 때 지난 70년 이후 소비는 항상과잉이고 소득은 항상 과소생산인 반면 투자는 89년 4.4분기를 기준으로 시점만 과잉일 뿐 대체로 적정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국제금융계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의 경상수지 적자가 2-3년간 지속되면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한국의 경우 94년부터 시작된 경상수지 적자가 97년에는 GDP대비 1%에 그쳤다"며 "태국, 멕시코 등과는 달리 한국의 경우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더라도 감당할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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