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정상회담, 유가 국제공조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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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8일 공정한 유가에 관한 국제 대화를 요구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이 세계경제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OPEC는 이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25년만에 처음으로 열린 회원국 정상회담에서 10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석유를 수출해 얻은 수입으로 세계빈곤층의 삶과 환경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OPEC와 선진국들간의 정상회의를 제안하면서 OPEC는 선진국들과의 회의에서 외채, 무역조건 등 빈곤국 문제들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다시 높아진 OPEC의 위상을 `부활'로 표현하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정의"라고 말했다.

릴와누 루크만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OPEC와 석유소비국들간의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OPEC는 공정하고 안정적인 유가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루크만 총장은 이 성명에서 "OPEC는 다른 에너지원과 경쟁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유리한 유가정책을 개발할 작정이며 이는 세계 석유공급에 있어서 OPEC의 공정한 몫을 보장하는 산유정책과 함께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이를 위해 OPEC와 비(非)OPEC 산유국들간의 협력과 OPEC 석유기업들과 국제석유업계간의 협력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OPEC 의장인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OPEC가 배럴당 22-28달러로 잡은 OPEC 유가밴드제 범위를 지지한다면서 OPEC가 석유수입국들과 오는 11월17일 리야드에서 갖기로 돼 있는 회담에서는 이것으로 유가를 안정시키는 방법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차베스 대통령은 "현단계에서 우리는 배럴당 22-28달러대가 정당하다고 보지만 앞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내년중 유가가 하락할 경우 유가밴드제를 가동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22달러 아래로 떨어질 경우 산유량을 감축한다는데 합의가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우디 아라비아가 유가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뒤 국제유가는 뉴욕시장에서 배럴당 3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뉴욕 피맷 USA의 유가 전문가인 존 킬더프는 "가격이 낮아졌다는 안도감이 있지만 배럴당 30달러선은 깨기 힘든 벽"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왕세자는 고유가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사우디 아라비아는 유가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성장을 해칠 수 있는 유가 상승에 관해 "2년 전에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준 유가 하락에 대해 우려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지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리 나이미 석유장관은 아랍신문 인터뷰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는 산유량을 한달 안에 하루 100만-150만배럴씩 늘릴 수 있으며 90일 내에 하루 200만배럴씩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카라카스.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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