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전략비축유 방출 영향 30달러선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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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유가가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의 전략비축유(SPR)방출 결정 이후 계속 하락, 25일 한때 지난 한달여간 최저치인 3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클린턴의 방출 결정에 힘입어 서부텍사스중질유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5일 3.4% 하락, 지난 8월22일 이후 가장 낮은 폐장가인 31.5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10년만에 최고가인 37.80달러까지 치솟았던 원유가는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30.86달러까지 떨어졌다.

난방유 10월 인도분도 1.5% 하락, 갤런당 94.07센트까지 내려갔다.

런던 국제원유거래소에서도 클린턴의 발표 후 지난 22일 브렌트유 11월분 선물이 배럴당 29.90달러에서 30.97달러 사이에서 거래되다가 30.24달러에 폐장됐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처음으로 전략비축유 3천만배럴을 방출할 것을 명령했다. 방출유는 미국이 보유한 전체 전략비축유의 5%로 30일간 시장에 하루 100만배럴씩 추가 공급하는 셈이 된다.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은 앞으로 2주 내에 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을 것이며, 필요시 추가 방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10월1일부터 하루 80만배럴 추가 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 이래저래 공급물량이 늘어나리라는 예상이 겹치면서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IFR-페가서스의 수석 에너지분석가인 팀 에반스는 원유의 추가 공급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28-30달러 사이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비축유 방출이 완료된 후 유가는 다시 OPEC의 향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면서 비축유 방출이 단기처방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페인웨버의 석유분석가인 크리스토퍼 스타브로스는 원유의 추가 공급에 따라 미국시장에서 유가가 배럴당 25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전략비축유를 정제, 난방유로 공급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겨울철을 앞두고 재고량이 부족한 상태인 디젤연료 및 난방유 공급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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