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오피스텔도 브레이크?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황정일기자]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 매매시장에도 한파 주의보가 내렸다. 매수세가 끊기면서 거래시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전세난, 저금리 기조 등으로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매매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공급이 확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피스텔의 경우 취득세 감면 등의 수요 진작 혜택이 신규 분양에만 집중된 영향도 있다. 서울 강남·서초권, 광화문 등 도심권, 일산신도시 백석·장항동, 분당신도시 정자동, 부천 중동 등 서울·수도권 오피스텔 밀집 촌이 대체로 한산한 편이다.

일산신도시 백석동 다음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매매 거래가 줄더니 올 들어서는 사실상 거래가 뚝 끊겼다”며 “올 들어 단 한 건도 매매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 허금성 공인중개사도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열기가 신규 분양 시장에서만 명맥을 유지하는 것 같다”며 “오피스텔도 도시형생활주택도 기존 매매시장은 찬바람만 분다”고 말했다.

임대시장은 꾸준

거래가 줄면서 오피스텔 가격도 제자리 걸음이다. 실제로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오피스텔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국의 1월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3개월 연속 보합권(0%)에 머물렀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K공인 관계자는 “기존 보유자들은 적당한 새 투자처가 없어 처분을 꺼리고, 수요자들은 공급 증가 등으로 관심도가 떨어진 상태”라며 “한 마디로 사지도 팔지도 않는 게걸음 장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매시장이 위축된 데는 여러 원인이 복잡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한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몇 년새 공급도 확 늘었다. 지난해에만 1만5000여 실이 공급됐다.

이는 2003년(2만7700실) 이후 최대 물량이다. 이 중 대부분이 서울·수도권에 몰려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착공한 오피스텔(면적 기준) 230만4708㎡ 가운데 63%인 145만1725㎡가 서울·수도권에 있다.

여기에 오피스텔과 비슷한 기능의 도시형생활주택이 대거 공급됐다. 지난해 도시형생활주택은 정부가 당초 목표로 삼은 4만가구보다 2배 이상 많은 8만3859가구가 인·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준공된 물량도 2만3813가구로 2010년(2615가구)의 9배나 됐다.

공급이 늘면서 수익률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취득세 감면 등 오피스텔 수요 확대를 위한 세제혜택이 신규 분양에 집중된 것도 영향으로 꼽힌다.

거래시장은 위축된 반면 전·월세 시장은 꾸준한 편이라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월세 물건이 부족해 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신분당선 개통 등의 호재로 임대 수요는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