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인기만화 영화 제작에 팬들 반발 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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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죠죠의 기묘한 모험’.
애니메이션 `‘케이-온!’

인기를 끈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제작하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일본 영화시장의 트렌드였다. 그러나 인기 만화?애니메이션의 실사영화화를 반대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고 일본 인터넷매체 제이캐스트 뉴스가 보도했다.

최근 실사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들의 강한 반대에 직면한 작품은 ‘케이온’과 ‘죠죠의 기묘한 모험(한국제목: 메가톤맨)’이다. 두 작품 모두 출판만화에서 시작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인기를 얻었다. ‘케이온’은 여자고등학교 밴드부의 이야기를 그린 4컷 만화가 원작이다. TBS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으며 지난 해 11월에는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개봉했다.

‘케이온’이 실사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퍼진 것은 지난 1일. 케이온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고 밝힌 한 인물이 "실사영화화 예정이며 인기가수인 ‘AKB48’ 혹은 ‘SKE48’의 멤버가 출연한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 내용이 퍼져나가자 각종 만화 관련 사이트에는 팬들의 반대의견이 줄을 이었다. “2차원 만화로 보니 매력적인 것이다”, “실사화로 원작을 망칠까 걱정”이라는 의견들이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987년부터 슈에이사의 잡지 ‘소년점프’에 연재 중인 이 작품을, 인기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마츠모토 준이 주인공을 맡아 실사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이 최근 몇몇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관련 사이트 등에는 “왜 상상력을 짓밟아버리는 건가” “제발 실사화를 멈춰 달라”는 팬들의 반대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수많은 인기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실사영화로 만들어졌지만 이 중 성공한 것은 많지 않다. 인기작품일수록 만화 속 이미지를 간직하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고,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작품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된 ‘드래곤 볼’이나 일본에서 화제 속에 제작된 ‘데빌맨’ 등도 결국 흥행에 참패했다.

문화관련 인터넷사이트 ‘오리콘 스타일’이 지난해 11월 10~40대의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화?애니메이션의 실사화에 대해 응답자의 60% 이상이 “전혀 기쁘지 않다”거나 “그다지 기쁘지 않다”고 답했다. 20대에서는 무려 73.1%라 “기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그 이유로는 ‘캐스팅이 원작의 이미지와 맞지 않아 실망스럽다’, ‘스토리에 손을 대, 원작과는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게 싫다’ 등의 의견이 많았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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