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가요무대' 7백회 특집

중앙일보

입력

흔히 지상파 방송의 가요프로그램은 10대 취향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 싶다.

중장년층 취향의 가요만을 고집하면서도 15년간 장수하고 있는 '가요무대' 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85년 11월 4일 첫방송을 시작한 KBS1 '가요무대' (월 밤10시) 가 25일 7백회를 맞는다.

널리 알려진 대로 가요무대의 인기비결은 우리 대중가요의 풍부한 '고전' 을 현재형 레퍼토리로 들려주어 중장년층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 여기에 중국.미국.일본 등 해외동포들이 신청곡과 함께 보내오는 사연의 절절함이 시청자의 마음까지 푸근하게 녹여낸다.

제작진이 받는 시청자 편지는 한 달 평균 2백여통. 시청자의 반응을 인터넷으로 파악하는 요즘 방송가의 사정과는 사뭇 다르다.

'가요무대' 의 이같은 특성은 제작진이 집계한 최다방송곡 순위에서도 드러난다.

7백회 동안 1.2.3위는 백난아의 '찔레꽃' (85회) .한정무의 '꿈에 본 내 고향' (81회) .현인의 '비내리는 고모령' (75회) 순. 그 뒤를 백년설의 '나그네 설움' (73회) 박재홍의 '울고 넘는 박달재' (71회) 백년설의 '번지없는 주막' (64회) 황정자의 '처녀뱃사공' (61회) 진방남의 '불효자는 웁니다' (59회) 이애리수의 '황성옛터' (57회) 고운봉의 '선창' (54회) 등이 잇고 있다.

또 최다 출연가수로는 주현미.현철.설운도.이미자.최진희.현인.송대관.김지애.남일해.남백송 등이 차례대로 10위권에 꼽혔다.

7백회 특집무대는 이미자(사진) 씨의 스페셜로 꾸민다.

이씨는 85년 후배가수 주현미씨와 함께 '가요무대' 첫방송을 장식했던 주인공. 방송 10주년 때까지만 해도 최다출연 1위를 기록했지만 90년대 후반들어 방송활동이 다소 뜸해지면서 7백회 통산집계에서는 4위에 머물렀다.

게다가 최근들어서는 더욱 대형무대 출연을 자제하고 있어 제작진이 출연섭외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

이번 무대에서는 '여자의 일생' '기러기 아빠' '아씨' '모정' '비오는 양산도' '서울이여 안녕' '동백아가씨' 등 자신의 히트곡과 '서산갯마을' '빨간 선인장' '뜨거운 안녕' '종점' 등 애창곡을 들려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