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발리볼] 인기 상종가

중앙일보

입력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 2번째 올림픽을 맞은 비치발리볼이 시드니에서 상종가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름다운 본다이비치 해변 비치발리볼 경기장은 매일 1만여명의 관람객이 모여든 가운데 여느 종목과 달리 축제를 방불케하는 흥겨운 분위기다.

우선 관람석 풍경이 다른 종목과 판이하다.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로 등장한 204㎏의 거구 로베르토 산타나와 친구들은 신나는 삼바춤으로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이끌어낸다.

산타나 일행은 수영복 메이커 스피도가 경비를 대 비치발리볼 경기장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브라질에서 모셔온 전문 응원단.

산타나 응원단이 트롬본을 흥겹게 연주하자 반바지를 입고 얼굴에 잔뜩 페인팅을 한 아이들이 몸을 흔든다.

뿐만 아니라 모여든 남녀노소 모두 운동경기를 보러온 것이 아니라 해변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한 모습이다.

작렬하는 태양, 포말을 일으키는 파도, 그리고 비키니 유니폼에 스포츠 선그라스로 한껏 멋을 낸 선수들과 원색 비치웨어를 입은 관중들이 어우러진 비치발리볼 경기장은 냉엄한 승부의 세계 분위기가 풍기지 않는다.

대회 진행요원들도 이런 축제같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한 몫하고 있다.

앰프를 동원해 록뮤직을 틀어놓는가 하면 장내 아나운서는 쉴새없이 관중들에게 박수와 함성, 파도 응원 등을 유도한다.

홈팀 호주 선수들이 경기를 펼칠 때는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더할 수 없이 고조된다.

비치발리볼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기 전부터 호주에서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 가운데 하나.

메달을 다투는 살벌한 승부의 세계가 주는 긴장감 대신 풍광과 음악, 율동이 넘쳐나는 비치발리볼의 인기는 넉넉한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기는 호주를 상징하는 종목이 됐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