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드니 항구는 온통 오렌지 물결

중앙일보

입력

호주 시드니 항구가 오렌지 색깔로 물들고 있다.

'98프랑스월드컵축구때 한국을 대파하며 `오렌지 군단'의 위력을 한껏 발휘했던 네덜란드가 시드니올림픽에서도 선전하자 온통 오렌지 색깔을 뒤덮은 네덜란드 응원단들이 시드니를 점령할 듯한 태세다.

얼굴을 오렌지색으로 칠하고 오렌지 색깔의 모자와 뿔달린 가발장식, 티셔츠 등으로 `무장'한 네덜란드 응원단의 물결은 20일 남녀 수영 자유형 100m를 동시에 석권하고 유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이날 네덜란드는 남자 수영 자유형 100m에서 피터 반 덴 호헨반트(22)는 사상첫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알렉산더 포포프(러시아)를 제치고 우승해 2관왕이 됐다.

자유형 100m와 200m를 동시에 석권한 것은 72년 마크 스피츠(미국) 이래 처음이었으며 여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도 잉헤 드 브뤼인이 53초77의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결선에 진출했다.

네덜란드는 또 남자 유도 90㎏급에서 마크 휘징가가 카를로스 호노라토를 꺾고 금메달을 추가했고 야구 예선에서는 올림픽 21연승을 달리던 쿠바를 4-2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네덜란드 선수들의 선전에 열광한 응원단은 이날 저녁 약속이나 한듯 달링 하버에 위치한 2층짜리 맥주집인 `하이네켄 네덜란드 하우스' 인근으로 몰려들어 순식간에 오렌지 물결을 이뤘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재방영되는 네덜란드 선수들의 선전 장면에 환호성을 내지르는 등 시간 가는줄 모르며 밤새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올해 38세인 로날트 스타레벨트는 "반 덴 호헨반트가 우승하는 순간 응원단은 거의 미친듯 했다"며 "우리가 야구 최강국이라는 쿠바를 꺾었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오렌지 색깔의 고깔모자를 쓴 요제 드 그루트양은 "어느 경기장에 가든 이 모자를 자랑스럽게 쓰고 다닐 것"이라면서 "응원구호인 `Oy, Oy, Oy'를 외치는 순간 우리 선수들은 더욱 힘을 내 네덜란드의 위대함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에 광적인 네덜란드인들.

그들은 섬나라 호주의 시드니에서 벌어지는 이번 올림픽이 끝날때까지 자국 선수들의 돌풍이 이어지길 기원하며 경기장과 항구 곳곳을 오렌지색으로 물들일 태세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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