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여자 양궁 은메달 김남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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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여자개인전에서 세계 강호들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 후배인 윤미진에 1점차로 아깝게 져 은메달에 머문 김남순(20. 인천시청)은 한국 선수단 최고의 연습벌레.

흔한 남자 친구도 없고 TV도 보지 않는 김남순의 유일한 취미는 양궁이다.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할 때도 일주일에 한번씩 허용되는 외박까지 반납하고 활을 쏴 코칭스태프들까지 놀라게 했다.

경남 창원초등학교 5학년때인 92년 처음 활을 잡은 김남순은 활을 잡은지 4년만인 진해여중 3학년때 대표팀에 발탁되며 한국 양궁의 미래를 짊어질 재목으로 주목받게 된다.

이후 김남순은 96년과 98년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정상에 오르는 등 착실하게 기량을 다져왔다.

지난해 진해여고를 졸업한 김남순은 여대생의 꿈을 접고 실업팀인 인천시청에 입단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캠퍼스의 낭만도 좋지만 양궁에만 전념, 이은경과 정창숙, 김조순 등 당시 세계 최고의 궁사로 이름을 날리던 슈퍼스타들을 넘어서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김남순의 목표는 1년만에 이루어진다.

`지옥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7개월간의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빅 3'를 물리치고 1위로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김남순은 선배 김수녕에게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묵묵하게 연습에만 전념했다.

김남순이 사용하는 활은 남자 선수들도 버거워하는 42파운드짜리 강궁. 양궁 전문가들은 김남순이 한국과 유럽 양궁의 장점인 기술과 힘을 고루 갖춰 경험만 쌓는다면 세계 양궁의 여왕으로 군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버지 김진택(53)씨와 어머니 심삼순(46)씨의 3녀중 장녀인 김남순은 앞으로 10년간 현역생활을 한 뒤 지도자의 길을 걷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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