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야구] '삼중고'에 시달리는 한국야구

중앙일보

입력

올림픽 첫 메달에 도전중인 야구 대표팀이 예상치 못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8일 호주와의 예선리그 2차전에서 3-5로 역전패한 한국은 ▲부상 선수 속출 ▲투수들의 컨디션 저하 ▲들쭉 날쭉한 심판 판정으로 팀 전력이 흐트러져 비상등이 커졌다.

김응용 대표팀 감독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올림픽 개막 전후로 속출하고 있는 부상선수들이다.

지난 8월초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자 마자 유격수 김민호(두산)가 손가락을 다쳐 김태균(삼성)으로 교체되더니 송지만(한화)은 선샤인 코스트 전지훈련 도중 발목이 부러졌고 이승엽(삼성) 마저 무릎부상으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전 포수인 박경완(현대)은 호주전에서 홈을 사수하다 주자와 부딪쳐 업혀 나갔다.

허리와 어깨에 통증을 호소중인 박경완은 검진 결과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남은 경기에서 제 컨디션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정민태와 임선동(이상 현대), 임창용(삼성) 등 주력 투수들의 난조는 코칭스태프의 속을 새카맣게 태우고 있다.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정민태는 호주전에서 불과 2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강판, 대표팀의 투수 로테이션이 무너지는 빌미를 제공했다.

올시즌 가장 구위가 뛰어났던 임선동은 시드니 도착 직후부터 볼끝이 무뎌져 정규 시즌때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임창용마저 마무리투수로서 신뢰감을 상실했다.

아마추어 심판들의 애매모호한 판정은 한국팀의 난조에 불을 붙였다. 한국-호주전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베르나도 콘트레라스(도미니카) 주심은 홈팀 위주의 지나친 편파 판정으로 한국 대표팀을 울렸다.

고무줄같은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은 최근 어렵게 타격감을 찾았던 타자들의 타격감을 다시 흔들어 놓아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 주최국 호주전에 이어 19일 쿠바, 20일 미국 등 최강팀들과 잇따라 붙어야 하는 등 대진운마저 불리해 시드니올림픽에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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