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주력전차 핵심기술 미국 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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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 육군의 주력 전차인 K1A1전차(사진)의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다. 내구성 평가를 맡은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최태인)의 책임연구원 소행으로 드러났다.

 30일 방위사업청과 대전 지검에 따르면 정부 출연 연구소인 기계연구원의 김모(55) 책임연구원은 2010년 한국 지형에 맞춰 설계한 K1A1 전차의 변속기 조향장치 설계도를 미국의 모 업체에 넘겼다. 김씨는 스스로 기계 제조업체를 차린 뒤 공금 유용 등으로 5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방위사업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K1A1의 내구성 평가를 위해 제공받은 설계도를 미국 업체에 넘겼다”며 “미국 업체의 요청이 있었는지 김씨가 자발적으로 넘긴 것인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그가 미국 회사로부터 돈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K1A1전차의 내구성 평가를 제3의 기관에서 실시하라는 감사원의 결정에 따라 기계연구원에 평가를 의뢰했다”며 “정확한 평가를 위해 설계도를 제공했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당시 내구성 평가를 담당하는 센터장을 지냈다. 당국은 김씨가 방사청에서 제공받은 설계도를 미국 측에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K1A1전차는 1980년대 국내 업체가 독일 업체들과 기술제휴로 제작한 우리 육군의 주력전차다.

방사청은 미국 업체가 독일의 변속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김씨를 통해 설계도 입수를 시도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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