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대폭락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발표와 유가급등, D램 반도체 가격하락 등의 대형악재가 서울증시를 동시에 강타하는 바람에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에 지난 주말보다 75.42포인트나 하락하면서 552.78까지 밀려나는 대폭락장세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주가하락률은 12.01%로 증권거래소 개장이후 최대였다.

이 때문에 증권사 객장에서는 외환위기 직후로 증시가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냐,저지선이 없이 추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우려섞인 탄식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동안 하락장에서 되풀이됐던 단기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이라는 위안 섞인 분석도 나오지 않았다.

모 증권사 지점장은 "최근에는 사이버거래 비중이 높지 않아 객장분위기가 과거처럼 험악하지는 않지만 하락세가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추가하락이 불가피할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이 올들어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대부분 반토막이 넘는 손실을 보고 있고 있기 때문에 대폭락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소동이 없는 것은 자포자기한 심정이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증시부양책도 별다른 효험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한 지점장은 "고객들이 평소에는 객장에 60-70명 가량 나왔는데 오늘은 오전에 폭락하자 거의 다 떠나고 15명 가량 남아 썰렁한 분위기 마저 준다"면서 "한마디로 맥이 풀린 느낌"이라고 객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또 "주가가 일부 종목이 폭락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이 다 폭락했기 때문에 사실상 매매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최근 주가폭락세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증권관련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동시 대폭락과 관련, 정책당국의 실정을 비판하는 글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팍스 넷 게시판에는 "시장은 완전히 자생력을 상실한 채 관리들의 무능함과 억지논리에 대한 분노를 대투매로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