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분석] 北 운동선수들 즐겨 마시는 '금컵 음료' 알고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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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중앙통신>

많은 열량을 소모하는 운동 선수들에게 영양가 높은 음식은 매우 중요하다. 고기와 생선 등 고단백 음식과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는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진 건강 식단은 체력이 재산인 이들에게 필수적이다. 그러나 북한 운동 선수들은 사정이 좀 다르다.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양질의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순 없다. 대신 이들은 설탕이 잔뜩 들어간 탄산수를 `건강음료`라며 마시고 있다. 빵과 과자 등 당분이 가득한 간식도 가끔 먹는다. 다른 나라 선수들 같으면 체중 조절을 위해 피할 만한 음식이지만, 배고픈 북한 선수 입장에선 이라도 먹지 않으면 기운을 못 쓰기 때문이다.

북한조선중앙통신은 27일 `체육인이 즐겨 마시는 금컵 음료`에 대해 보도했다. `힘쓰는 종목의 대명사`로 불리는 역기와 레슬링, 마라톤 선수들이 평소 훈련 중 마신다는 음료들이다. 건강식이라지만 별다를 게 없다. 설탕과 물을 섞어 만든 탄산수다.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은 북한 운동 선수들의 음식을 생산하는 곳이다. 이날 조선중앙TV는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콜라, 환타와 비슷하게 생긴 음료들이 분주하게 돌아가는 영상을 방영했다.

콜라 형태의 검정색 음료는 코코아로 만든 탄산수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 보도에 따르면 사과, 복숭아, 딸기, 들쭉, 레몬, 코코아 등으로 만든 탄산수가 북한에서 팔리고 있다. 현재 북한에선 중국에서 반입된 코카콜라가 평양 일부 지역에서 극소수 계층을 상대로 팔리고 있을 뿐 정식 수입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팔리는 탄산수들. 사진="조선신보">

북한 역기협회 전철호 부서기장은 선수들이 마시는 건강 음료에 대해 "맛이 독특하고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선수들 모두 좋아한다"며 "건강음료를 통해 선수들의 손실된 수분을 제때 보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컵 음료를 마시면 피로 회복이 빨라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체육인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생일마다 피겨 스케이팅 대회가 축하 경기로 열리는가 하면, 축구 대표팀이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던 2010년 김정일은 해외 전지훈련을 적극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아버지의 유훈을 따르듯 최근 빙상인들에게 김정일 명의로 새 피겨 스케이트를 선물하는 등 스포츠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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