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최대 25조 공격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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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스마트폰이 앞에서 끌고, 반도체가 뒤에서 받쳐준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올해에도 사상 최대인 25조원을 투자해 경쟁력 격차를 벌린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165조원, 영업이익 16조2500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27일 확정 발표했다. 매출은 2010년보다 7% 늘고, 영업이익은 6% 줄었다.

반도체 부문은 매출 36조9900억원, 영업이익 7조3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이 19.8%다.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낸 통신 부문(8조2700억원)보다 이익률(14.9%)은 훨씬 높다. 지난 해 세계 반도체 업체들은 경기 침체와 PC 수요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메모리 3위 업체인 일본 엘피다는 지난해 3분기에만 영업적자가 6400억원에 달했다. 대만업체 난야는 지난해 4분기 349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비교적 사정이 나은 하이닉스마저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만 ‘나 홀로 호황’을 즐기는 이유는 대규모 선행 투자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구자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바일용 프로세서(AP)나 그래픽용 D램 같은 고가제품의 비중을 높인 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서 값이 싸고 등락폭이 큰 PC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로 추산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 총 투자액 25조원 가운데 반도체에만 15조원, 디스플레이 패널에 6조6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회사 IR팀 이명진 전무는 “하반기부터 세계 경기가 호전될 전망”이라며 “올해에는 매출액 기준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주도권을 놓고 애플과 벌이는 승부에서도 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 스마트폰 3650만 대를 팔았다고 추산했다. 이는 애플(3700만 대)보다 50만 대 적은 것이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974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처음으로 애플을 앞섰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액정화면(LCD) 시장 침체로 5분기째 적자를 이어갔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6100억원, 영업손실 1448억원을 냈다. 사상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전 분기(4921억원)보다는 70% 이상 적자폭이 줄었다. 지난해 1년간 매출은 24조2913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줄었 다.

 기아차는 지난해 매출 43조1909억원, 영업이익 3조519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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