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교통대란으로 병력 투입

중앙일보

입력

호주 정부가 시드니의 교통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마침내 군병력까지 동원하고 나섰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선수촌에 투입된 버스기사 1백여명이 처우에 불만을 품고 사표를 제출한 것과 관련, 이들을 대신할 인원이 필요하다는 마이클 나이트 올림픽장관의 긴급 요청을 받아들여 병력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15일(한국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호주의 육.해.공군은 시드니 지리에 익숙하고 운전에도 능한 후보자를 찾느라 비상이 걸렸다.

호주국방부도 올림픽에 이미 동원된 수백명의 군인들 외에 병력 1백명을 추가로 투입, 최대한 빨리 교통대란 사태를 진정시키겠다며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회조직위 관계자들은 이번 올림픽이 최악의 교통대란 사태를 빚었던 96년 애틀랜타올림픽의 재연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시드니에는 현재 평소보다 4배나 많은 3천500대의 버스가 운행하고 있지만 남아있는 운전기사들도 훈련 프로그램과 열악한 근무환경의 개선을 요구하며 떠나려는 분위기여서 '교통 공백' 상태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시드니 곳곳에서 교통 사고가 발생하고 버스와 철도의 연착 사태가 이어지는 등 시드니올림픽의 대중교통문제는 이미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올림픽도로교통국(ORTA) 등 관계당국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데다 무책임한 태도까지 보여 각국 선수단과 관광객들의 분노를 샀고 결국 군까지 동원하게 됐다.

마이크 해리스 호주 육군 대변인은 방송에까지 나와 병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 밤을 밝혀서라도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시드니 교통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