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추석특집 …전통 음주문화 해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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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대포 한잔 어때?" .여기서 대포의 의미를 아시는지. 큰 잔의 술을 돌려 마시며 구성원 사이의 일체감을 다지는 우리만의 독특한 음주문화를 가리킨다. 실제로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복숭아 모양의 큰 잔인 '도포' 는 이런 우리 '대포문화' 의 전통을 보여준다. 조선시대에도 관아 (官衙) 마다 아란배.벽송배.장미배 같은 다양한 대포잔을 사용했다고 한다.

MBC가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추석특집으로 준비했다. 11일 오전 10시40분부터 2부작으로 방영하는 '술' .옛날부터 오늘까지 술에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를 훑으며 현대사회의 바람직한 음주문화를 모색한다.

우선 목로주점.내외술집.선술집 등 다양한 주점을 소개한다. 주점이 처음 나타난 것은 고려 성종 때. 당시에 가장 흔한 것이 바로 목로주점. 목로 (木爐)에 안주를 늘어놓고 손님들이 원하는 안주를 굽거나 데쳐 내놓았다.

조선시대에 등장한 내외술집도 재미있다. 몰락한 양반의 안주인이 생계를 위해 술을 팔던 곳이다, 소반이 겨우 통과할 정도로 문을 열고 팔뚝만 뻗쳐 술.안주를 내놓아 팔뚝집으로 불리기도 했다.

전통 술 가운데 막걸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임금에게도 막걸리를 진상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논산 왕주가 바로 그 술로 재료만 열다섯 가지가 들어갔다고 한다.

요즘 일반인들이 즐겨 마시는 소주는 고려시대 몽고에서 들어온 술. 그러나 당시엔 오늘날의 희석식 소주가 아닌 증류주였다. 이밖에도 계절에 따른 다양한 술상과 안주, 조선시대 3백여종에 달했던 전통주, 한.중.일의 술 문화 차이를 자세하게 소개한다.

도가 지나치면 많은 폐해가 따르는 것이 술. 프로그램은 흥청망청 마구 마셔대는 오늘날의 술 습관을 반성한다. 우리 선조들은 술을 즐겨 마셨으나 풍류와 절도를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신서 PD는 "전통사회에선 '향음주례 (鄕飮酒禮)' 를 만들어 예절에 어긋난 술자리 행동을 엄중히 다스렸다" 며 "폭탄주.잇단 음주사고 등 최근의 잘못된 음주문화를 짚어보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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