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등 일부 업종 적자수출 단계 접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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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임금 등 생산비가 상승 일로에 있는데다 원화환율도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어 섬유 등 일부 업종이 적자수출 단계에 근접하는 등 수출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한국무역협회는 6일 내놓은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업계 영향' 보고서에서 섬유 직물, 타이어 등 일부 경공업 분야는 이미 적자수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무협은 현재 환율 수준은 달러당 1천105원으로 지난해 평균 1천190원보다 7.1% 떨어져 수입원자재의 원화가격 하락에 따른 보전을 감안하더라도 수출채산성은 5% 포인트 악화될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지난해 수출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7.4%, 경상이익률이 1.4%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한다면 환율하락으로 수출마진의 3분의 2가 잠식될 것으로 무협은 분석했다.

무협은 수출업계가 적정 이윤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율수준은 1천190원인데 비해 현재 환율은 이미 이보다 85원 낮고 손익분기점인 1천98원에 단지 7원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전자부품(1천54원), 가전(1천67원), 자동차(1천85원) 등은 아직 견딜만 한 반면 섬유직물(1천127원), 타이어(1천128원), 생활용품(1천117원) 등 경공업 분야는 대부분 손익분기 환율을 지나 적자수출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5월까지의 제조업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상승했고 국제원자재 수입단가도 14.1% 뛰었으며 5월까지 안정세를 보였던 국내물가도 6월부터 2.5% 이상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협이 지난달 조사한 올해 상반기 수출채산성 지수는 89.4로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7년에 비해 10.6% 떨어진데다 최근 원화환율 하락과 생산비 상승이 겹쳐 채산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무협은 1-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1% 증가했지만 수출실적이 있는 업체는 2만7천380개에서 2만7천592개로 0.8% 늘어나는데 그쳤으며 500만달러 이상 수출업체가 1천1개에서 1천225개로 22.4% 늘어난 반면 50만달러 이하 소액 수출업체는 2만163개에서 1만9천554개로 3% 감소, 수출저변 확대에 기여해야 할 중소기업과 소액수출업자들이 일부 수출을 포기하는 등 의욕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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