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0만달러 이상 금융자산 보유자 1090만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적인 경기불황에도 전 세계 백만장자(HNWI·high net worth individual)의 재산은 오히려 증가했다. 올해 HNWI는 주식 투자 비중은 늘리고, 현금 비중은 축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가 발표한 ‘2011 세계 부(富) 보고서’의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금융자산 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HNWI의 수는 전년보다 8.3% 늘어난 1090만 명이었다. 보유 총자산도 9.7% 증가한 42조7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들의 보유 자산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40조700억 달러)보다 4.9% 증가했다.

 이처럼 부자가 늘어나는 데 기여한 경제권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HNWI 수는 전년보다 9.7% 늘어난 330만 명이었다. 이는 6.3% 증가한 유럽(310만 명)보다 20만 명이 더 많다. 아태 지역의 HNWI 수가 유럽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중국은 12.2%, 인도는 20.8%나 HNWI가 늘었다. HNWI들이 보유한 투자 가능 총자산도 아시아가 10조8000억 달러로 유럽(10조2000억 달러)보다 많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HNWI의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북미 지역(340만 명)이었고, 총자산도 11조6000억 달러였다. 하지만 중국·인도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아태지역이 북미를 제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국가별로 HNWI가 많은 나라는 미국(310만4000명)·일본(173만9000명)·독일(92만4000명)·중국(53만3000명)·영국(45만4000명) 순이었다.

 HNWI들의 투자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2010년 말 기준 HNWI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은 33%로 전년(29%)보다 늘었다.

반면 현금·예금 비중은 17%에서 14%로 줄었다. 보고서는 올해 HNWI의 주식 비중이 38%까지 늘고 현금·예금 비중은 11%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안투자(헤지펀드·파생상품·외환투자 등)로는 원자재 투자를 선호해 대안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에서 22%로 불었다.

또 HNWI는 자동차·시계·와인 등 다양한 분야에 수집욕을 보였지만 그중에서도 미술품을 가장 투자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피하고 투자처를 다양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전 세계 HNWI 가운데 83%가 45세 이상이었으며, 73%는 남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