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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 갈고 1500가구 동시소등 … 전기료 5% 줄인 아파트 주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전력난을 덜고 전기료도 절약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대구시 동구 방촌동 우방강촌마을 1차 아파트의 서재현(60·여) 동대표 회장은 “주민들 덕에 에너지 절약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7월부터 ‘에너지 10% 줄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알리는 안내문을 아파트 곳곳에 붙이고 안내방송도 했다. 지난 12월까지 매달 전기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2010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5.5% 줄었다. 8월과 9월에는 10.8%와 15.7% 감소했다. 1504가구 아파트 주민 대다수가 에너지 절약에 동참한 결과다. 서 회장은 “집집마다 고효율 전등으로 바꾸고 멀티탭을 설치해 TV 등 사용하지 않는 가전용품의 대기전력을 없앤 결과”라고 말했다.

 겨울철 전력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다양한 절전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전력난 해소와 지구환경 보호에다 전기요금도 줄일 수 있어 반응이 좋다.

 우방강촌마을 아파트의 절전운동은 대구경북녹색연합과 손잡으면서 시작됐다. 우선 집안의 전등을 고효율등으로 바꾸었다. 특히 전구 5개가 들어가는 거실 조명등 시스템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 스위치를 3개로 분리해 1개를 누르면 전등 1개가, 2개를 누르면 3개가, 다 누르면 5개가 켜지도록 했다. 책이나 신문 볼 때를 제외하곤 전등을 적게 켜도록 한 것이다. 집집마다 멀티탭을 설치해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아예 전력이 차단되도록 했다. 지하 주차장으로 가는 계단의 전등도 고효율 센서등으로 교체했다. 사람이 있을 때만 켜지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녹색연합은 전기 사용량을 많이 줄인 가구를 선정해 1만원짜리 상품권과 멀티탭을 주는 등 분위기 조성에 힘썼다. 지난해 8월에는 안내방송 후 5분간 불을 끄는 행사를 했다. 서 회장은 “밖에서 보니 90% 이상 가구에서 불이 꺼졌다”며 놀라워했다.

 대구시는 대구녹색소비자연대·대구흥사단과 공동으로 ‘통·반장 에너지 절약왕 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이는 가정이 아닌 마을 공동체가 에너지 절약을 실천토록 하는 행사다. 경진대회에는 40여 개 팀(통·반별로 5가구 이상 참여)이 참가했다. 이들은 1월 한 달 동안 에너지 절약을 실천한다. 이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전 정도, 절전 아이디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시상한다. 1위 팀에겐 500만원, 2위 팀에겐 300만원을 지급한다. 대구시 홍승활 자치행정국장은 “많은 팀이 경합하는 만큼 다양한 절전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며 “이를 시민에게 알려 절전운동이 확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는 ‘내가 그린 우리집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실험적인 프로젝트다. 남녀 4명이 지난 1일부터 1년간 같은 집에서 생활하며 절전·쓰레기 제로화 등을 실천한다.

 대구경북녹색연합 장윤경 사무처장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절전운동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어 개별적인 전기 사용량 줄이기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전기 사용량 이렇게 줄이자

      (자료 : 대구시)

내복 입기

- 체감온도 3도 상승으로 난방에너지 20% 절감

- 전국민 동참하면 연간 1조8000억원 절감

대기전력 줄이기

-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전기제품에서 전력 소비돼

- 플러그 뽑으면 전력 11% 절감 (가구당 연간 전기요금 4만5000원 절약)

온풍기 등 전열기기 사용 자제

- 전열기 1대는 형광등(40W) 20∼30개 전력 소비

- 전열기기 1개 줄이면 월 9700원 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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