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김해·화성 인구 언제 50만 명 넘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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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 경남 양산시에서 일회용 반창고를 생산하는 ㈜영케미칼은 내년 초 김해시 주촌산업단지로 본사를 이전한다. 60명의 직원 중 본사 관리직 20여 명은 김해로 이사 오고, 신규 채용 40여 명은 김해 거주자를 뽑을 계획이다. 윤영현(71) 사장은 “시의 기업 지원도 컸지만 교통과 지리적 여건이 좋아 김해에 공장과 본사를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2. 경기도 성남에서 2009년 화성 동탄신도시로 이사 온 이진호(39·회사원)씨는 자신의 생각이 기우였음을 알았다. 그는 이사를 결정할 때만 해도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남긴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걱정이 컸다. 그러나 막상 동탄신도시에 살고 보니 그의 생각이 싹 바뀌었다. 고층 아파트와 잘 뚫린 도로는 분당신도시보다 더 좋았기 때문이다.

 김해시와 화성시가 인구 50만 명급의 대도시 반열에 올랐다. 1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김해시는 지난해 말 기준 50만7062명, 화성시는 51만6765명이었다. 교통·일자리 등 생활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주변 지역에서 기업과 사람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해시와 화성시는 행정구를 설치할 수 있고 7월 1일자로 부단체장 직급이 지방부이사관(3급)에서 지방이사관(2급)으로 올라간다. 또 도시계획이나 개발 관련 권한이 도지사에서 시장으로 이양됨으로써 지역 실정에 맞는 사업을 펼칠 수 있다.

 김해는 차량으로 30분~1시간 거리에 부산·창원·울산·대구시 등 광역도시가 있고, 김해공항이 15분 거리에, 부산·마산항이 20~30분 거리에 있다. 2001년 3512개였던 기업체가 지난해 말 6491개로 크게 증가한 이유다. 산업단지도 1990년대 4곳에서 지금은 14곳으로 늘어났다. 기업이 많아지면서 일자리를 쫓아오는 인구도 크게 늘어나 2001년 34만4420명이었던 김해시 인구는 2010년 10월 50만 명을 돌파했다. 경남에서는 통합 창원시(창원·마산·진해)에 이어 두 번째로, 전국에서는 15번째다.

 여기다 김해시가 장유면과 북부동 등에 신도시를 만들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부산과 창원의 인구를 급속도로 빨아들인 것도 또 하나의 원인이다. 장유면의 경우 2008년 10월 전국 면 단위로는 처음으로 인구 10만 명을 넘어선 뒤 현재 12만6000여 명이 됐다. 김맹곤(67) 김해시장은 “인구가 증가한 만큼 도시기반시설을 더 확충하고 시민들의 문화·예술적 욕구를 충족시킬 시설과 프로그램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경부·서해안·용인∼서울고속도로, 병점∼천안 간 전철 등 잘 짜인 교통망과 풍부한 자연녹지가 매력이다.

 화성시는 지난해 9월 27일 인구 50만 명을 돌파했다. 동탄신도시가 건설된 뒤 12만5000명이 늘었다. 봉담·향남택지개발지구 건설도 11만7000명의 인구 증가를 불러왔다. 화성시는 최근 5년간 인구증가율 전국 1위를 달리고 있다. 앞으로도 송산그린시티(15만 명), 남양뉴타운(3만5000명), 봉담2지구(2만8000명), 향남2지구(4만5000명) 등 서부권 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인구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인구 50만 명이 넘는 기초자치단체는 김해와 화성을 포함해 모두 15개다.

김해·화성=위성욱·유길용 기자

◆50만 대도시=특별·광역시를 제외한 기초단체 중 인구 50만 명이 넘는 도시. 수원·성남·고양·남양주·부천·용인·안산·안양·전주·청주·창원·천안·포항·김해·화성시 등 15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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