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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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사계청에서 원자바오 총리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안성식 기자]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중국 국가서열 3위인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 총리와 만났다. 전날 1위인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국가주석, 2위인 우방궈(吳邦國·오방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난 데 이은 연쇄 고위급 회동이다. 원 총리와는 면담에 이어 만찬도 함께했다. 이 때문에 당초 1박2일로 추진되던 이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하루 늘어났다. 원 총리가 “저녁을 함께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해오면서 방중에 임박해 조정됐다. 정부 당국자는 “주석과 총리가 동시에 만찬을 한 건 드문 경우”라며 “중국이 이번 방문을 중시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양측은 면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동북아 정세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원 총리는 특히 “한국이 (김정일 사후) 냉정하게 대응하고 자제력을 발휘해준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 남북 관계가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에 “북한의 개방과 국제사회로의 참여를 위해 북한을 끊임없이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

 원 총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가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농산물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 지혜롭게 협의되도록 노력하자”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 농수산물 등을 다루는 1단계 협상에 완전한 합의해야 2단계로 넘어간다”(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고 설명했다. “한·미 FTA로 심각하게 상처받고 있는 농업 분야에 핵폭탄이 될 것”(김진표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이라는 국내 비판을 의식해서다.

 원 총리는 이날 “한·중·일 FTA도 함께 추진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길게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 가능한 것부터 이뤄질 수 있도록 서로가 지혜를 모아가자”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만찬에선 두 사람 사이에 김정일 사후의 남북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나온 ‘한·중 공동 언론발표문’엔 “중국 측은 남북한 양측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여, 최종적으로 한반도 평화 통일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양국은 외교장관 간 직통전화(Hot-line)와 외교당국 간 고위급 전략대화 등의 방식으로 소통을 유지하기로 했다. 중국의 불법 조업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 측이 관계부처가 공동 참여하는 고위급 채널을 신설하자고 요구했고, 중국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MB·원자바오 회담
한·중 공동 발표문에 명시
외교장관 핫라인 공식 개설
불법조업 고위급 채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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