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Shot] 경동 나비엔 신입사원 ‘해병대 극기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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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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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 굴러, 우로 굴러!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칼 바람이 휘몰아치는 대부도 해안가. 해병대 복장을 한 사람들이 교관의 호령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동 나비엔 및 관계사 신입사원 44명의 ‘해병대 극기훈련’ 체험현장이다. 이들은 취업 한파를 보여주듯 1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다. 새내기들은 깔끔한 양복 대신 군복을 입고 온몸으로 사회에 나서는 첫 신고식을 치르고 있었다. 체감온도 영하 15도의 날씨 속에 1박2일 동안 5㎞ 산악구보, 야간 행군, 해상 보트 훈련 등을 하며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지난 6일 실시된 훈련의 정점은 해상보트 훈련에 이은 바닷물 입수다. 동기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바닷물에 눕자 냉기가 온몸으로 파고든다. “아아~악!” 위 아랫니가 쉴 사이 없이 부딪히며 비명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합격 통지를 받고서는 너무 기뻤는데 이렇게 호된 군대 훈련까지 해야 할지는 생각도 못했어요. 사회에 나가기 참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견딜 만해요. 하하!” 신입사원 중 유일한 여성인 김유미(23·품질 기획팀, 맨 오른쪽)씨가 바닷물에서 나오며 짐짓 여유를 부린다.

 경동 나비엔 HR팀의 하주효 팀장은 극기 훈련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입사원들의 도전 정신과 자신감을 키우고 ‘나’보다는 ‘우리’가 되는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고 교육 배경을 설명했다.

 극기캠프를 운영하는 ‘해병대 전략캠프’가 지난 2008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수료생 49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7%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했다. 또 82.6%가 군대식 공동체 훈련이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대답도 내놓았다.

 “오늘의 고통은 사회 생활을 앞둔 여러분에게는 보약이 될 것입니다. 잘할 수 있습니까?” “악! 잘할 수 있습니다.” 교관이 묻고 신입사원들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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