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엔 한·중 FTA, 한 손엔 불법 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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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9일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 재임 중 아홉 번째 회담이다. 이번엔 이 대통령이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3년8개월 만의 방중(訪中)이기도 하다.

 두 정상이 논의할 핵심 의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 간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 고 전했다. 우리의 경우 FTA 협상을 개시하려면 관보 게재→공청회→대외경제장관회의 심의·의결 등 사전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두 정상 간 다른 논의가 잘 이뤄지면 이 대통령이 FTA 협상 개시를 위한 국내 절차를 밟겠다는 수준의 언급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논의’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가 포함돼 있다. 지난해 12월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우리 해경이 중국 선원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정부 일각에서 이 대통령의 방중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을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두 정상 간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와 비핵화 등 북한 문제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한반도 주변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의 필요성이 큰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이 대통령과 후 주석 간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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