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LB] 올림픽에 관심없는 메이저리그

중앙일보

입력

미국팬들은 올림픽 야구 금메달보다 응원 팀이 메이저리그에서 우승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저리거들도 역시 팀의 지구 우승이나 페넌트 레이스에서의 훌륭한 플레이 보다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는 일에는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이런 풍토를 반영하듯 처음으로 프로선수들에게도 개방된 시드니 올림픽 야구 토너먼트에 참가할 미국 선수명단에는 이렇다할 메이저리거는 한명도 없고 모두 마이너리거 선수들로 짜여져 미국 프로야구계가 올림픽을 대하는 수준을 짐작케 한다.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선수로는 이미 노쇄한 팻 보더(39세)로 한때 메이저리그를 들랑이던 선수로서 포수 포지션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더는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했던 적이 있을 정도로 화려한 과거 선수경력을 갖고 있다.

미국 올림픽 야구 선수선발이 어려웠던 이유는 각 팀들이 마지막 분전을 위해 탑 클래스의 마이너리거들까지 내주길 꺼려한데 가장 큰 이유가 있었다.

결국, 미국 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마이너리그 포투켓, 모빌 그리고 로체스터 소속팀들로 구성되게 되었다.

"마음은 물론 마크 맥과이어, 그렉 매덕스, 대릴 카일같은 선수들을 출전시키고 싶다"며 선발위 부위원장인 밥 왓슨은 아쉬운 사정을 표현했다.

미국 대표팀의 감독을 맡게된 토미 라소다 다저스 고문도 2회 연속 금메달을 딴 쿠바에게 설욕을 하고 싶어할 것이다. 일본도 최고의 프로선수들을 일부 팀에 포함시켰으며, 한국은 아예 2주동안 프로 시즌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져 미국팀의 이번 선수 선발이 감독의 입장에서 무척 아쉬운 건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전 다저스 감독이자 명예의 전당 헌액된 바 있는 라소다는 아직도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어 이채를 띠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출전 선수명단에 있는 선수들 중 12명이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으며, 그들 중 일부는 작년에 벌어진 팬암게임에서 쿠바를 물리친 것을 상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나 당시 쿠바와의 금메달이 걸린 시합에서는 미국팀이 패함)

그 밖에 올림픽 팀 기대주로는 외야수를 맡을 숀 길버트다. 그는 로스엔젤레스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조금 경험을 가진 선수로 알려졌다.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치뤄질 이번 올림픽 경기에서 미국은 9월 17일 첫시합을 일본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996년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했으며, 1992년에도 메달을 따는데 실패했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실력의 미국 야구가 언제쯤 올림픽에 눈을 뜨고 관심을 갖게될지 무척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만일 2004년 쯤 미국이 진정한 드림팀을 올림픽에 보낸다면 축구에서의 월드컵처럼 야구에서의 진정한 월드시리즈가 될 것이며, 세계야구의 교류도 그만큼 활발해 질 것으로 본다.

미국인들의 야구에 대한 교만이 사라질 때많이 전세계적으로 야구의 관심이 보편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시작은 미국에서 일진 몰라도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펜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