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유치비법'공개 에버랜드 5인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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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지갑을 털기 위해' 다섯명의 남자가 뭉쳤다.

최문용(崔文容.42).조영송(趙永松.38)과장, 채형기(蔡馨基.34).박선옥(朴善玉.30).서덕준(徐德準.29)주임 등. 이들은 삼성에버랜드에서 국내관광 영업을 담당하는 중국통이다.

이들은 중국.홍콩.대만 등 화교 관광객을 대상으로 벌였던 판촉과 안내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달 사내 게시판에 '12억 중국시장 및 화교권 관광객 호주머니 터는 비법 십계명' 을 올려 그들만의 노하우를 전격 공개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정작 이들에 대한 이해는 너무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좌장격인 崔과장의 말이다.

적어도 하루에 한번 꼴로 회의를 갖는 이들이 얼굴을 맞대면 중국 관광객을 공략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이를 정리해 만든 것이 바로 '십계명' . 음식을 중시하는 중국인의 특성과 중국에 불고 있는 휴대폰 바람을 일컫는 '식의주(食依住)' '애니콜 바람' 등의 제목에는 중국에 대한 그들의 전문가적 분석이 묻어난다.

이들 중 중국 인민군 중령으로 예편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趙과장은 1997년 고려대 한국어학당에서 공부를 하던 중 특채됐다.

그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주된 관심은 현대화된 한국의 모습" 이라고 말한다. 이런 면에서 현재 중국관광객을 위한 관광코스는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일반적인 관광코스에는 고궁을 둘러보는 것이 포함돼 있죠. 그렇지만 자금성을 보고 자란 중국인들에게 고궁답사는 흥미를 끌지 못합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오히려 더 나은 관광코스가 될 수 있죠. "

"중국에서 불고 있는 한국 열풍인 '한류(韓流)' 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중국관광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고 강조한 이들은 아시안 요리축제와 캐릭터 상품의 개발 등을 통해 연말까지 50만명의 중국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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