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빛깔] 요가 선생님 김미경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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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씨는 “요가는 마음을 다듬고 삶의 다스리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조영회 기자]

“요가를 잘 한다는 것은 내 몸의 호흡과 신체의 느낌을 깨닫는 것이에요. 얼마나 오랫동안 앉아서 집중을 할 수 있느냐를 위해 하는 것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그 반대로 얼마나 ‘동작을 잘 해 내느냐’에 만 집착해요.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을 편하게 하면 몸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답니다.”

 천안시 쌍용동에 사는 김미경(44·여)씨는 요가 강사들을 가르치는 경력 8년의 요가 스승이다. 김씨는 8년 전 결혼을 하면서 요가를 시작하게 됐다. 심리적으로 힘들고 아픈 일이 많았고 몸이 좋지 않아 시작했는데, 그나마 몸에 가장 잘 맞는 운동이 요가였다.

 몸의 건강뿐 아니라 머리도 맑아지며 자유로워졌다. 바로 이거구나 싶었다. 그녀는 요가 강사들과의 연구 모임에서도 단순한 동작의 테크닉이 아닌 수강생들의 심리적 배려에 더 많은 신경을 쓰라고 강조한다.

그는 요가를 일곱 색깔의 무지개 같다고 말한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수련을 하느냐에 따라 자세와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또 요가의 가장 궁극적인 자세를 ‘내 마음의 편안함을 느끼는 자세. 결가부좌를 하고 앉아 나에게 집중하는 자세’ 라고 설명한다.

운동이라고 하지 않고 수련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그는 요가 수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내려 놓으라’고 말한다. 일상의 스트레스와 책임감에 눌려있는 무게를 내려놓고 명상을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자신의 호흡과 동작 속에서 집중을 하면서 내적인 힘을 경험하는 과정을 느끼게 된다. 바로 해탈로 가는 과정이다. 삶 속에서 고통스럽고 힘든 것을 받아들여서 깨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만 생각하고 시작하거나 몸이 유연해야 요가를 잘 할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요가를 배우겠다고 마음먹고 와서 처음 몇 동작을 따라 하다가 ‘몸이 뻣뻣해서 못하겠다’며 요가를 그만두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안타까워요.”

그는 요가를 가르칠 때 수강생들의 사진을 찍어 자세를 관찰한다. 엑스레이를 찍듯이 사진을 찍어 보며 잘못된 자세의 원인은 어디에서 왔는지 수강생과 함께 이야기한다. 사진을 찍어 보면 자신도 모르게 흐트러진 자세를 발견하게 된다. 일상의 습관들이 몸에 배어 나도 모르게 한쪽 어깨가 쳐져 있거나 고개가 치우쳐 있기도 한다. 오랫동안 습관처럼 굳어진 몸을 하루아침에 바꾸려고 하면 오히려 더 어색하고 힘들어진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요가명상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전체 수련에서는 다루기 힘든 개인의 통증치료와 바디라인을 잡아주기 위해 생리학과 요가 근육학도 함께 공부하고 있다.

그에게 요가를 배우고 있는 60대 어르신 한 분은 건강도 좋아졌지만, 요가를 하면서 자신과의 대화를 더 많이 하 됐다고 말한다. 책을 읽다가도 허리를 구부정하게 앉아 있으면 “그렇게 하면 안 돼. 허리를 곧게 세워야지” 라며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며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그는 현재 쌍용2동 주민자치센터와 천안 이마트, 아산 이마트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요가의 근본적인 수련을 언제부터 해야 좋을까 고민하다가 ‘맘&베이비 요가’라는 이름으로 베이비마사지를 겸한 산모들의 산후 요가도 연구하고 있다.

“산전 요가를 했던 산모들의 아기들이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안정적인 것을 보게 되요. 영·유아기의 마사지요가를 하면 엄마와의 애착관계 형성에 도움이 되요.” 맘&베이비 요가는 일반적인 요가 동작보다는 제한적이다. 여러 동작을 하는 대신 산모와 아기들에게 좋지 않은 동작을 주의시키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요가는 생활 속에 있어요. 일주일에 두 세 번 요가원에 가야만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랍니다. 설거지를 할 때 혹은 신호등 앞에 서 있을 때도 타다사나(허리를 곧게 펴고 바르게 선 자세)를 해 보세요. 이 자세는 안으로 굽은 다리나 바깥쪽으로 휜 다리의 교정에도 좋답니다. 무릎 끓고 걸레질을 하다가도 다리를 한 쪽씩 뒤로 뻗어 올리는 동작을 하다 보면 힙업 효과를 얻을 수 있구요. 생활 속에서 조화로운 수련이 가능하답니다. 물론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해요.” 김씨에게 요가는 생활이다. 똑같은 자세라도 생각이 많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마음을 다듬어가며 삶을 다스리는 과정인 셈이다.

홍정선 객원기자
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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