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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백시대, 40대도 노후 준비 서둘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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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박용주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

새로운 기대수명에 따르면 올해 만 40세가 된 1971년생 남성의 절반 가까이가 94세, 여성은 96세 이상 살게 되는 100세 시대가 온다. 머지않아 망백(望百)이란 말이 흔히 쓰일 것이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인구 가운데 연금보험료 납부자는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젊어서는 부모를 봉양하고 나이가 들면서는 자식들에게 베푸느라 노후 준비는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현재 만 40세인 사람이 60세 때 은퇴 후 80세까지만 산다고 해도 여유시간은 8만 시간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아무런 준비 없이 무의미하게 흘려보낸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손해다.

 정부는 이 8만 시간을 어떻게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지 직접 국민이 노후를 디자인해 보는 ‘8만 시간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했다. 응모자들은 은퇴 후 여생에 대해 자산·건강 같은 기본적인 욕구를 기대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사회참여와 봉사,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인간관계 유지, 인생을 풍요롭게 할 여가생활 등 다양한 욕구가 있었다. 젊은 시절 건강을 증진시켜야 노후의 삶이 건강해지듯, 사회참여나 인간관계·여가생활 등 모두 젊은 시절부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은퇴 이후에는 즐기기 어렵다. 그 준비를 40대부터 시작한다면 좀 더 여유롭게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세워 정책 대상을 베이비붐세대로 확대했다. 베이비붐세대의 전직·재취업·창업 지원을 늘리고 건강검진 등 예방적인 건강관리체계도 구축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준비 정책은 강화시켜야 한다.

박용주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