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기대감 속 불안…'김정일 사망' 한인사회 반응

미주중앙

입력

19일 플러싱 코피아빌리지에서 한인들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들 보도한 본지를 살펴보고 있다. 양영웅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19일 뉴욕 한인사회는 통일이 앞당겨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김정은의 권력 승계가 제대로 이뤄질지 여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주뉴욕총영사관과 주유엔대표부 등 재외공관은 한국 정부의 지침을 기다리며 공식 입장 발표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실향민·탈북자= 6·25 때 평양을 떠나 남으로 온 대뉴욕지구 평안도민회 김중현 명예회장은 “김정일과 같은 독재자는 오래 전에 사라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뉴욕지구 이북5도민연합회 헨리 차 회장은 “하루 종일 회원들로부터 전화를 받고 있다”며 “김정일의 사망이 평화통일의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북한을 탈출한 미주탈북자선교회 마영애 회장은 “김정은이 3대째 세습을 이어가려고 하겠지만 주변의 권력 다툼이 심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인 단체= 김기철 뉴욕평통 회장은 "통일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북한의 체제 위기에 따른 불안감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개인적인 의견을 표출하기보다는 정부의 대책이 나왔을 때 힘을 합치는 것이 현명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북동부지회 민경원 회장은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을 생각하면 분하고 억울하기 짝이 없지만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앞당겨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친북 단체= 재미동포전국연합회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민족의 번영과 조국의 통일을 마련하고자 한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주역이신 김정일 위원장의 노고와 업적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더불어 모두의 가슴에 영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재미동포서부지역연합회 김현환 회장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도 현재 상황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며, 아직 조문 계획은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외공관= 김영목 총영사는 “한국 정부는 한반도 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대북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당부한 바와 같이 동포사회도 동요하지 말고 각자 맡은 일을 성실히 해 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엔대표부 김숙 대사는 공식 언급을 삼가고 있다. 유엔대표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 차원의 결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당장 이 곳에서 어떤 긴급한 조치를 취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신동찬·강이종행 기자 shin73@koreadail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