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라리도 이력서 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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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왼쪽부터 스콜라리, 에릭손, 스티브 브루스.

한국 축구의 위상이 높아졌을까. 세계적인 감독들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원한다. 대한축구협회에는 내로라하는 감독들의 이력서가 끊이지 않고 들어온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63·브라질) 감독은 20일 에이전트를 통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싶다”고 알려 왔다. 21일 김주성 국제국장·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이력서 형태의 문서를 전달한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같은 날 “스티브 브루스(51·잉글랜드) 전 선덜랜드(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관심이 있다. 새해 한국을 방문해 축구협회와 협상할 것”이라고 썼다. 스벤 예란 에릭손(63·스웨덴)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과 아리에 한(63·네덜란드) 전 중국대표팀 감독도 최근 축구협회에 감독직을 희망하는 뜻을 전달했다.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감독 가운데는 카를루스 둥가(48·브라질) 전 브라질 대표팀 감독, 마르첼로 리피(63·이탈리아) 전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등이 올라 있다. ‘당분간’ 거절 의사를 전해왔다는 셰놀 귀네슈(59·터키) 전 FC 서울(현 트라브존스포르) 감독까지 포함하면 초호화판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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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최고 수준 한국에 매력

 스콜라리 감독은 2002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지휘했다. 포르투갈은 4위를 기록했다. 에릭손은 2002년 월드컵부터 두 대회 연속 잉글랜드를 이끌고 8강에 올랐다. 이름만 오르내릴 뿐이지만 독일 월드컵 우승감독이다. 이들은 왜 한국행을 원할까.

 우선 한국 축구가 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월드컵에 개근하면서 위상이 높아졌다. 2002년엔 4강, 지난해 16강에 오르는 등 아시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자랑하며 많은 선수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스콜라리의 에이전트사 제스티퍼트는 “스콜라리가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지원 이유를 설명했다.

 ◆연봉 협상 가능할까

 축구협회는 새 외국인 감독 연봉을 100만 달러(약 11억6000만원) 정도로 잡았다. 이 조건에 맞는 감독은 스콜라리다. 그는 100만 유로(약 15억1000만원)를 원한다. 축구협회와 협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제스티퍼트 측은 스콜라리는 돈보다 성공을 원한다”고 했다.

 에릭손은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시절 연봉 500만 파운드(약 90억원)를 받았다. 최근엔 성적 부진으로 몸값이 상당히 떨어졌다. 최근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협상할 때 구단 측에 제시한 몸값이 120만 파운드(22억원)였다.

 축구협회도 100만 달러는 평균치일 뿐 좋은 감독만 있다면 언제든지 협상에 임하겠다는 자세다. 김진국 축구협회 전무이사는 “어떤 지도자와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연봉은 달라질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강희 ‘원포인트 감독’ 유력

한편 축구계 일각에서는 최강희(52) 전북 현대 감독이 한시적으로 대표팀 감독을 맡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축구협회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현재 외국인 감독을 물색하고 있지만 내년 2월 29일 서울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3차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시간이 촉박한 만큼 상황에 따라서는 새 외국인 감독이 벤치를 맡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이럴 경우 쿠웨이트와의 경기를 국내 감독에게 맡길 수 있으며 K-리그에서 능력이 검증된 최강희 감독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최 전 감독이 협회의 거듭된 부탁에 마음이 돌아선 듯하다. 21일 기술위원회에서 최 감독의 선임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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